“신흥국 증시, 델타변이로 차별화…선진국 확산 가능성↓”

메리츠증권 보고서
“신흥국 부진, 동조화 보다 개별 이슈”
  • 등록 2021-09-08 오전 8:10:16

    수정 2021-09-08 오전 8:10:1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3분기 국가간 증시 차별화에 대해 동조화 보다는 개별 이슈이기 때문에 최근 신흥국 증시 부진이 선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3분기 글로벌 증시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 차별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최근 신흥국 지수의 부진은 중국의 영향이 크며, 신흥국 전반의 약세가 아니라 국가마다 개별 이슈에 의해 증시 성과가 차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 기준 글로벌 증시는 6월 말 대비 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 증시는 미국(+5.5%)과 유럽(3.7%)을 중심으로 4.9% 상승했다. 반면 신흥국 증시는 4.3%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신흥국 증시 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인도(11.3%), 터키(10.0%), 러시아(4.3%) 등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강세가 뚜렷했다. 그에 비해 중국(-13.3%), 브라질(-11.4%), 한국(-4.6%), 베트남(-5.4%)은 부진했다.

황 연구원은 국가간 증시 차별화 원인을 △코로나 확산과 백신 접종률, △경기와 기업이익, △규제와 정책 이슈로 꼽았다. 그는 “백신 접종률이 비교적 높은 미국·유로존은 델타변이 확산이 서비스업 충격에 국한됐다”면서 “접종률이 비교적 낮은 신흥국에서는 델타 변이 이전에 비슷한 강도의 확산을 경험했는지 유무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델타 변이 확산 영향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로 드러났는데, 선진국의 경우 제조업 충격이 제한적이었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큰 제조업 위축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올해와 내년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각각 0.5%, 2.9% 하락했다. 최근 쏟아진 규제 이슈가 작용했다. 중국 정책당국은 올해 초부터 탄센트, 디디추싱,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플랫폼 기업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벌금 부과로 규제를 시작했고, 이어서 사교육과 게임,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제를 줄줄이 발표했다.

황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 부진은 개별 원인이 있다는 점에서 2015년과 같은 확산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글로벌 경기는 확장국면에 들어서고 있어 중국 중심 과잉공급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했던 당시와는 경기 국면이 다르다”면서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경기 위축에 따른 증시 부진 동조화가 신흥국에서 먼저 나타나 선진국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신흥국 동조화 현상이 아닌 만큼 한국이 신흥국으로 묶여 선진국과 차별화가 지속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그는 “최근 백신 접종률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9월 말 이후 코로나로부터 단계적 일상복귀가 점진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글로벌 제조업 회복과 함께 견조한 수출 경기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도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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