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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과 폭설로 공장과 발전소 가동도 중단되고 있습니다. 전력난 때문에 대규모 공장으로 흘러가는 전력 공급을 끊고 긴급 대처에 나선 것인데요. 전력 공급 중단 기간은 짧더라도 가동을 위한 재정비 등을 고려하면 공장 셧다운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는 이 영향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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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는 삼성전자·NXP·인피니언 등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이 영향은 반도체 품귀난 심화와 그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나면서 스마트폰, PC, 서버, 자동차 등 업계에서 반도체는 귀한 몸이 됐는데요.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이 8개월만에 반등하고 현물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가격 인상에 속도가 붙을 예정입니다. 가동이 중단된 회사들 중 NXP와 인피니언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인피니언은 세계 3위로 전체 매출 중 자동차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44%에 달할 정도입니다. NXP는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순위 6위로 핵심 성장 분야 중 하나는 자동차용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은 세트업체 생산량 차질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틴공장에서는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IT 기기용 전력 반도체(PMIC) 제품과 통신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TV 등에 들어가는 PMIC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품귀 현상도 심각해 부품 가격이 20%씩 뛰었다고 합니다. 세트업체에서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량을 늘리는데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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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도 멕시코 공장이 일시적으로 셧다운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천연가스 수급상황을 지켜보며 재개 일정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포트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닛산 등도 폭설에 따른 교대 인력 배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라인 가동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번 한파로 텍사스 석유와 가스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전기 공급이 원활치 않자 원유 생산시설과 정유 공장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유 생산시설·정유시설은 한 번 가동을 중단하면 재가동하는 데 상당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텍사스주 등 남부 지역은 평소 한파가 잘 오지 않는 곳이라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이 사태가 길어진다면 전체 산업분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