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슬기로운 집콕 생활’이 2021년 봄 시즌에도 지속된다. 패션업계가 ‘앳홈스타일’로 일컫는 편안한 아이템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코로나19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작년 홈웨어 판매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바 있다.
| 구호플러스 2021년 프리 스프링 컬렉션을 입은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구호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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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 구호플러스는 올봄 뉴노멀 시대에 맞춰 ‘원마일웨어’(one mile wear)와 편안한 캐주얼이 주를 이루는 ‘2021 프리 스프링 컬렉션’을 출시했다. 경량 퀄팅 점퍼, 스웨트 셔츠, 니트 카디건, 슬랙스와 팬츠 등 편안한 차림으로 구성됐다.
원마일웨어는 집에서 1마일(1.6km) 내에서 입어도 무방한 의류라는 뜻이다. 호텔, 공항 라운지에서 편하게 쉴 때 입는 옷을 뜻해 ‘라운지웨어’라고도 불린다.
배윤신 구호플러스 그룹장은 “올봄에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캐주얼과 포멀, 원마일웨어 등 여러 상황에서 실용적으로 믹스앤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삼성물산의 또 다른 브랜드 띠어리도 트렌드에 맞춰 ‘라운지웨어’ 컬렉션을 선뵀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고객이 주로 찾는 편안하면서 시크한 스타일의 ‘럭스 라운지’ 컬렉션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 닥스 파자마 컬렉션 화보(사진=닥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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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가 국내 전개하는 영국 브랜드 닥스도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홈족’을 겨냥한 라운지웨어와 파자마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파자마 컬렉션은 출시부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2주 만에 재주문을 넣기도 했다.
캐주얼 의류와 함께 스포츠 의류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룰루레몬의 요가복이나 스포츠 브랜드의 트레이닝복 등은 가까운 외출이나 운동에 적합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 SSG닷컴은 지난해 11~12월 기준 스포츠 의류 매출이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파자마는 열풍 그 자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자주가 만든 ‘365 파자마’는 작년 연말 매출이 출시 당시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휠라 언더웨어 홈웨어도 작년 하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었다. 2030세대에 파자마가 생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활발하게 공유된 것이 판매 급증의 이유다.
이러한 트렌드는 국내에서만 포착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은 작년 11월 라운지웨어로 구성된 캡슐 컬렉션 ‘쉐무아’(우리집)를 선뵀다. 디올의 디자이너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라운지웨어가 좋은 반응을 얻자 최근 뉴욕 소호에는 쉐무아 팝업스토어(임시매장)가 문을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콕이 보편화하면서 라운지웨어 트렌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스트리트웨어의 디자인 요소와 결합해 스타일을 강조한 라운지웨어가 특히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