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이 아니라 ‘임대동’인가요”…님비에 부딪힌 공공주택

노원구민 500명, 태릉 골프장 개발 반대 집회 예정
마포구·용산구민 “적극 반대”
공공주택, 첫발 떼기도 전 부터 삐끗
  • 등록 2020-08-07 오전 6:00:00

    수정 2020-08-07 오전 6:00:00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이젠 ‘상암동’이 아니라 ‘임대동’이라고 불러야하나요? 왜 마포구민들만 희생해야하죠?” (마포구민 온라인 커뮤니티)

“임대아파트는 혐오시설이 맞아요. 본인들 집 앞에 임대아파트 생긴다고 하면 찬성할건가요?”(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8·4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신규 아파트 택지 개발이 첫발을 떼기 전부터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지역 주민들이 집회를 계획하는 데 이어 지역구 여당 의원조차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자체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급하게 공급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6일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오는 9일 노원구민 500명은 태릉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주말 집회를 개최한다. 8·4대책으로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특히 이 중 절반 이상이 공공임대아파트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지난 4일 노원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온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했다.

마포구 상암DMC부지에 2000가구가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마포구민들 사이에서도 “집회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암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온라인커뮤니티 이용자는 “가뜩이나 교통 인프라도 제한적인데 2000가구를 짓겠다는 건 너무하다”고 비판했다. 마포구 을 지역구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임대비율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냐”며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그냥 따라오라는 이런 방식은 크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규택지에 13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 태릉골프장과 상암DMC 이외에도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미군 캠프킴 부지(3100가구)△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이전부지(1000가구)△국립외교원 유휴부지(600가구)△서부면허시험장부지(3500가구)등에 공동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자치구와 정치권과도 제대로 협의를 안하고 급하게 대책을 내놨다는 증거”라며 “님비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임대아파트의 고급화, 입주 자격 완화 등을 모색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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