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韓美동맹, 재정립 필요…방위비 '힘든 협상'될 것"

비건과 면담한 3당 원내대표들 전해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언급 안 해
  • 등록 2019-11-22 오전 6:35:42

    수정 2019-11-22 오전 6:42:08

사진=연합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스티븐 비건(사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1일(현지시간) 한·미 동맹을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이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 압박에 대한 우려를 미 의회·행정부에 전달하고자 지난 20일 방미(訪美)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미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비건 지명자와 면담한 뒤 이렇게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비건 지명자가 1950년 이후 한·미 동맹의 ‘재생’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결국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전했다. 오 원내대표도 “비건 지명자가 ‘과거의 협상과는 다른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며 미 국무부가 상당히 전략적으로 준비해 확고한 전략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비건 지명자는 이들 3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한·미 동맹과 관련, ‘원기회복’(rejuvenation)이나 ‘재생’(renewal)이란 단어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지명자는 전날(20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한국을 “중요한 동맹 파트너 중 하나”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는 누군가에게 무임승차가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우리와의 방위비 협상을 “터프한 협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3당 원내대표들은 “큰 상황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과도하고 무리한 일방적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의 정신에 기초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바탕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 협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원내대표는 전했다.

한편, 3당 원내대표들은 미국이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으나, 비건 지명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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