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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1년 차 배우 황미영(여·37) 씨는 지난 24일 서울 순화동 이데일리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애슬레저룩 업체인 안다르의 레깅스 광고촬영 현장에서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 10여 명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자 찰나 스친 그의 생각이다.
황 씨는 안다르의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 브랜드 철학이 담긴 광고 영상의 주인공이다. 이 광고에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멋진 댄스를 선보이는 빅사이즈 모델이 등장해 “맞는 동작, 맞는 몸이 어딨어? 내가 즐거우면 그게 맞는 거야”라는 메시지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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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광고는 큰 화제를 모으며 국내 광고 전문 사이트 ‘TVCF’에서 9월 4주차 바이럴 부문 광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씨는 “촬영 현장에서 레깅스를 입었다. 사이즈는 미디움 밖에 없었다. 과연 이 옷이 들어갈까라고 생각했지만 껴입고 춤을 췄다”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들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안다르 광고를 찍으며 ‘내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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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씨는 이어 “주눅 들어있고 눈치 보고 다니면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나부터 나를 사랑하고 당당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때 연기를 시작한 것도 좀 더 당당한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또 소외된 여성들이 나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고 말했다.
황 씨는 ‘긍정 전도사’다. 항상 밝게 웃으며 긍정 에너지를 뿜어낸다. 어릴 적 그의 삶의 궤적이 만들어 낸 재능이다.
살 뺄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8년 전쯤에는 달콤한 유혹도 있었다. 지방흡입 수술 등을 통해 단기간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의 케이블 방송에서 출연 제의가 있었지만 단번에 거절했다. 황 씨는 “나도 ‘인생을 한 번 바꿔볼까’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런데 의술에 기대 살을 빼는 것은 내 몸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은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운동을 해 뺄 수 있다. 학창시절 운동만으로 15kg을 빼기도 했다”며 “지금 난 내 몸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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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천천히 관객들과 호흡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 씨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관객들에게 친근한 배우로 언제나 신인처럼 계속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며 “너무 빨리 가면 탈난다. 천천히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항상 밝은 모습만 비친 그에게 어떤 장르의 연기를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야릇하게 웃으며 이렇게 되물었다. “비극이나 진한 멜로드라마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배우 황미영은…
1983년 구미 출생의 배우 황미영(키 160cm)은 부산 동서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다. 특기는 춤과 노래, 스트레칭 그리고 경상도 및 팔도사투리를 구사한다. 영화 ‘족구왕’ ‘스물’ ‘굿바이싱글’ ’소공녀’와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보이스2 ·3’ ‘조선로코녹두전’ 등에 출연했으며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