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철거 파문, 독일서도 전력… 대사관이 나서 전방위 압박

  • 등록 2019-08-04 오전 10:11:21

    수정 2019-08-04 오전 10:11:21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일본의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전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인 가운데, 독일의 한 기념관에 상설 전시된 소형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측 압박으로 철거된 사실도 밝혀졌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드(Korea Verband)가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주 소도시 라벤스브뤼크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선물한 작은 소녀상이 일본 측 압박으로 최근 철거됐다.

10cm도 안 되는 이 소형 소녀상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기념관 입구에서 전시돼 왔다. 강제수용소 역시 나치 시절 여성 전용 수용소였던 만큼 소녀상 전시의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대사관 측이 지난해 1월부터 지역 당국과 기념관을 상대로 항의를 시작해 결국 소녀상이 철거됐다. 단체 한정화 대표는 “당시 기념관 측과의 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주 당국과 기념관이 일본 측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기념관 측은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철거 요구 이유를 묻기도 했으나 집요한 압박이 이어지면서 결국 소녀상 전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 측이 철거해달라고 요구한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베를린의 여성 예술가 전시관 게독이 지난 2일 시작한 전시회에서도 소녀상이 출품되자 역시 주독 일본대사관이 공문을 보내 전시 반대 뜻을 전달했다.

지난 2017년 3월에는 독일의 남부도시 비젠트에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 일본 측이 철거를 요구했다. 이후 시는 이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았으나 설명이 담긴 비문은 철거했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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