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최근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연이은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라며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주춤하겠지만 주가 조정 폭이 깊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에서 경기 회복 기대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는 둔화됐다”며 “3월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면서 오히려 부양 정책 기대가 약해짐에 따라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최근 주식시장의 피로감도 상당하다는 판단이다. 허 연구원은 “미국 경기민감주는 미국 금리 등 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들에 비해 주가 반영이 빠른 등 실제 경기기대에 비해 꽤 앞서나간 상태”라며 “한국 반도체 주가 상대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역사적으로 0.8수준에서 할인돼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상대 PER은 +1 표준 편차까지 오른 상태로 더 오르기엔 피로가 적지 않다”고 짚었다.
다만 중국 정부 정책 효과는 계속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 연구원은 “중국 명목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9.1%에서 올해 1분기 7.8%로 낮아졌는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사회융자 등 부채비율이 다시 높아지면서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1분기보다 더 진행되기 어렵단 의구심이 제기됐다”면서도 “중국 성장률이 한 분기 진정됐다고 해서 중국 정책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은 낮고, 중국 내수에 대해 안심하기는 어려운 데다 최근 중국 정부의 소비부양 정책을 보면 여전히 내수 소비를 안정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상승 시도가 마무리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지역들의 실적 추정치가 점차 상향되고 있다”며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는 계속 하향 중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이익 추정치 개선 기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 간 건설, 증권, 디스플레이, 자동차, IT가전, 미디어교육, 호텔레저 업종 등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한편 1분기 실적시즌 이후 실적 추정치가 상승 반전하는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고 관세가 인하되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에 따라 주가가 재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