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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해 12월 근 10년만에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행보는 정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속담처럼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간밤 기대를 모았던 뉴욕경제인클럽에서의 강연에서도 옐런 의장은 고해성사 마냥 자신의 입으로 직접 “기준금리를 올리는데 있어서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게 적절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미국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미 국채가격은 뛰었고 뉴욕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은 연준내 매파 발언에 놀랬던 가슴을 또 한번 쓸어내렸다.
이날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적(Dovish·통화완화 선호) 스탠스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근거로 제시한 잠재적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였고 또 다른 하나는 언제 다시 떨어질지 모르는 국제유가 전망의 불확실성이었다. 다만 중국경제 얘기는 매우 짧게 언급된 수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2월중 중국 제조업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하고 고정자산투자도 10% 이상 상승하며 중국경제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재정 및 통화당국의 부양의지도 확고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최근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8%에서 6.9%로 높였고 중국 최대 씽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올 1, 2분기 성장률을 각각 6.7%, 6.8%로 전망했다.
결국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유가가 의미있는 반등세를 보이느냐, 그래서 인플레이션 상승도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옐런 의장의 발언은 `4월 기준금리 인상설에 대한 반박`으로만 봐야지 그 이상으로 확대 해석해선 안된다. 미국내 총수요는 분명히 살아나고 있고 임금 인상흐름도 저변에서 꿈틀대고 있다. 연내 두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점치는 건 합리적인 수준이다. 그런 면에서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 확률을 80% 정도로 보고 있는 금융시장은 분명 연준을 앞질러 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