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미약품의 신약 대박 그늘에 가려졌을 뿐 국내 제약업계는 그간 R&D 역량을 축적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었다.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는 국산신약 중 최초로 미국 시장 관문을 통과했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수퍼박테리아항생제 ‘시벡스트로’도 2014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고 북미, 유럽 등지를 누비고 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신약 ‘카나브’, LG생명과학의 당뇨신약 ‘제미글로’, 일양약품의 백혈병신약 ‘슈펙트’ 등 국산신약들도 해외시장 폭격 채비를 하고 있다. 주요 국내제약사들의 미래성장동력 발굴 노력을 점검해본다.
한미약품, 작년 수출 대박은 시작..글로벌 진출 본격화
2015년 한미약품(128940)은 한국 제약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릴리, 사노피 등과 총 6개의 신약 기술 수출을 체결했는데, 이들 제품이 모두 상품화 단계에 도달하면 약 8조원을 받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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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기술 수출의 매력은 판권을 가져간 다국적제약사들이 개발 단계를 진전할 때마다 추가로 기술료가 들어온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항암신약 수출 계약 이후 임상시험에 진입하면서 개발 단계 진행에 따른 마일스톤도 벌써 171억원 받았다.
한미약품의 신약 수출은 아직 진행형이라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수출한 7개의 신약을 포함해 지속형 바이오신약과 표적항암제 등 29개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아직 22개의 수출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라는 플랫폼 기술를 활용한 신약 제품들로 총 6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하는 기술이다. 랩스커버리를 접목시킨 신약 후보물질 중 지속성 인성장호르몬이 유망 수출 후보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2세대 표적항암제, 경구용항암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원천은 과감한 R&D 투자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사 중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출 대비 20% 가량을 신약 개발에 투자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6304억원을 R&D 비용으로 쏟아부었다.
LG생명과학, 백신·당뇨신약 해외 공략 가속화
LG생명과학(068870)은 주력 제품의 해외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 최근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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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명과학은 UN 산하기관(UNICEF, PAHO 등)의 대규모 혼합백신 국제 입찰에 참가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남미, 아시아, 중동 지역으로의 개별적 수출 확대도 추진해 연간 4000억원 규모의 5가 혼합백신 국제입찰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LG생명과학은 차세대 백신사업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올해 6가 혼합백신과 폐렴백신 등 국제입찰시장용 백신의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개량형 혼합백신과 신규 폐렴백신 등 프리미엄 백신도 개발 중이다. 차세대 백신 제품을 통해 국제 입찰시장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도 적극 공략해 백신사업을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LG생명과학이 자체개발한 국내 첫 당뇨신약 ‘제미글로’도 글로벌 시장 데뷔전을 치른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13년부터 제미글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 등을 통해 세계 104개국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세계 주요 국가별 동시 임상 및 판매허가 절차를 진행중이다.
제미글로는 지난해 인도 등 9개국에서 최종 판매허가를 획득했고 오는 3월부터 코스타리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판매가 이뤄진다. LG생명과학은 현재 45% 수준인 글로벌사업 비중을 2~3년 내에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FDA 승인 수퍼항생제 미국·유럽 승부수
동아에스티(170900)는 지난해 말 당뇨치료제 ‘슈가논’을 국산신약 26호로 허가받으면서 천연물신약 2개를 포함해 국내제약사 중 가장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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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는 국내 시장 트렌드와 자체 R&D 역량을 고려한 중장기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신약 개발 초창기에는 소화기 및 비뇨기계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한 결과 2002년 위염치료제 ‘스티렌’, 2005년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2011년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을 개발했다.
이후 연구 영역을 항생제와 대사 내분비계로 확대하고 글로벌 R&D를 본격 추진했고 수퍼 박테리아 항생제 ‘테디졸리드’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2007년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현재 미국 머크)에 기술 수출돼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고 ‘시벡스트로’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시벡스트로는 지난해 4월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보다 해외에 먼저 발매된 첫 국산신약으로 기록됐다.
올해는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인 신약 성과가 기대된다. 시벡스트로는 피부 감염증치료제로 미국에서 판매 중이며 슈가논은 중국, 브라질, 인도 등 24개국에 이미 기술 수출됐다. 자이데나는 미국에서 신약 허가 신청을 완료해 발매를 앞두고 있고, 일본에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사용을 목표로 임상시험 중이다. 러시아,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 브라질 등 5개국에서 이미 발매된 상태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항암제 ‘허셉틴’,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보령제약, 가장 많이 팔리는 국산신약 ‘카나브’ 해외 판매 순항
보령제약(003850)은 고혈압신약 ‘카나브’가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12년 동안 500억원을 투입해 자체기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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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은 2011년 중남미 13개국을 시작으로 브라질, 러시아, 중국에 이어 지난해 쥴릭파마와 동남아 13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쥴릭파마와 맺은 계약은 카나브 수출 계약 중 최대 규모로 보령제약은 쥴릭파마를 통해 올해부터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1차 허가 진행 6개국에 15년간 순차적으로 카나브 단일제 1억2600만달러 규모를 공급할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2차로 7개국에 대한 공급규모를 추가 협상할 예정이며, 카나브 복합제에 대한 수출 계약도 예정이다. 카나브는 현재까지 전세계 29개국에 약 3억2000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카나브는 이미 중남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9월 멕시코에서 공식 발매된 후 약 1년 만인 지난해 8월 순환기내과 ARB계열 단일제부문 주간 처방률 1위에 오르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카나브가 빠르게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카나브는 한국에서 1만4000여 명의 대규모 임상 4상을 진행한 것은 비롯해 총 2만4752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멕시코 현지 허가 임상을 통해 멕시코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메스티소(mestizo) 등 토착민에게서도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며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카나브는 국내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국산신약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발매 첫해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고 2012년 182억원, 2013년 218억, 2014년 34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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