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우리 인류는 언제부터 복권을 시작했을까. 복권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국가들은 도시재건, 전쟁비용 등을 지원하기 위해 복권을 판매하기도 했다. 고고학자들은 복권과 비슷한 방식의 게임이 시행된 흔적을 고대 이집트 파라오 유물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복권 탄생의 정확한 유래와 배경은 불분명하지만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를 복권의 기원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기원전 100년경 중국 진나라에서 키노(Keno)라는 복권게임이 국가적으로 유행됐다. 복권으로 마련된 기금은 국방비에 사용되었으며 만리장성 건립에도 활용됐다고 전해진다.
서양에서 복권이 일반화된 것은 로마시대부터다.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이 음식값을 지불하고 받은 영수증을 모은 뒤 영수증을 추첨해 당첨된 손님들에게 상품을 나눠줬다고 한다.
지금처럼 현금으로 당첨상품을 지급한 복권은 1530년 이탈리아의 피렌체 복권이 ‘로또’의 시초다. 번호추첨식 복권을 판매를 했고, 이때부터 로또가 일반적인 보통명사가 됐다.
프랑스에서는 1539년 국왕 프란시스 1세가 국가재정 조달을 위해 복권발행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이후 유럽 여러나라로 퍼져나갔다. 영국에서는 항구 재개발 및 프랑스와의 전쟁 경비 마련을 위해 엘리자베스여왕 1세가 1556년 복권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영국의 미국 식민지회사 버지니아 컴퍼니 오브 런던(Virginia company of London)은 1612년 제임스1세 칙령에 다라 제임스타운의 경영비용의 절반가량을 ‘버지니아 복권’ 발행 수익으로 조달됐다.
놀랍게도 이른바 아이비리그 대학 상당수가 복권기금을 통해 설립됐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톤, 컬럼비아, 뉴저지, 플리머스 등 미국 명문대학 탄생의 초석이 됐다.
하지만 과열된 열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1800년대 중반 복권에 대한 과잉 열기와 불법도박 등 사행 산업이 성행하자 1900년대 초 미국 정부는 복권 발행 금지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법 내기와 도박이 더욱 성행하자 1964년 뉴햄프셔주는 복권발행을 주의회에서 승인하게 됐다.
영국에서도 1826년 복권이 도박과 같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일시적으로 발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복권의 이익을 공공사업 계획에 사용하는 등 복권이 발행되는 것이 부정적이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990년대에 국가 복권제도를 재도입했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