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nd SRE]자문단회의 말·말·말

  • 등록 2015-11-25 오전 6:45:00

    수정 2015-11-25 오전 6:45:0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2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결과 분석회의는 현직 크레딧애널리스트·채권매니저로 구성된 자문위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신용위험이 부각된 업종에 대한 전망과 워스트레이팅(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설문) 후보군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오고 갔다. 신용평가사 등급신뢰도와 소통 설문 분석에서는 본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문제의식도 제시됐다. 10명의 자문위원들이 나눈 얘기 중 시장의 반응을 함축적으로 담은 말들을 골라봤다.

○…“우르르 던졌고, 던지면서 더 터졌다”

캐피털이 신용위험산업 3위에 오른 것과 관련, 최근 BNK캐피탈 사태 등 민감한 이슈들이 나오면서 캐피털채권에 대한 시장 투자심리가 실제 업황 상황보다 더욱 민감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뽑을 것이 너무 없어서 뽑았다”

향후 1년내 업황이 개선될 산업을 묻는 설문에 유통·음식료·통신 등 내수업종이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한 자문위원은 “내수업종이 딱히 더 좋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나머지 수출업종이 너무 안좋으니 차선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달리던 외발자전거가 멈추는 순간 어떻게 될까”

이랜드 계열이 워스트레이팅 3위에 오른 것과 관련, 한 자문위원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며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이 정도까지 하는 것은 대단하다. 하지만 중국 내수경기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업포트폴리오 같아도 자식포트폴리오가 다르다”

워스트레이팅 상위 기업을 분석하면서 오너의 영향 탓에 부정적인 인식을 받는 곳이 적지 않다는 지적. 사업포트폴리오가 비슷한 경쟁업체라도 경영권 승계 문제나 후계자의 경영자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다른 신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미나의 왕좌를 물려줬다”

신용평가 3사 세미나 만족도 설문에서 상반기에 1위를 차지했던 NICE신용평가가 이번 설문에서 2위로 밀려난 것과 관련, 자문단들은 상대적으로 시장이 궁금해할 예민한 이슈를 덜 다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체이탈 화법도 아니고 어제와 오늘이 달라서야”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신뢰도가 하락했다. 주된 배경에는 주식시장목표주가 변경하듯 너무 잦은 등급변경을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채권은 장기물인데 주식 목표주가 바꾸듯이 신용등급을 분기별로 바꾸면 어떻게 신뢰가 쌓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보고서가 복선 깔고 들어가는 소설인가”

신용평가사들이 보고서를 내놓고선 내용을 문의하면 “행간을 읽으라”고 하는데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설명문이지 복선 집어넣고 암시하는 소설이 아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평사의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언급하면서 나온 얘기다.

○…“뒷북이 아니라 진짜 몰라서 못쓴 것”

최근 대규모 부실로 논란이 된 조선·건설사들에 대해 신용평가회사들이 뒷북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몰라서 못쓰는 것이라는 옹호(?)도 나왔다. 발행사(기업)들이 글로벌 신평사들에는 알아서 자료를 제공해 주지만 국내 신평사는 그 보다 훨씬 못한 갑을관계 신세라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문의: st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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