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도성 고분자를 코팅한 탄소나노튜브를 실처럼 꼬아 만든 슈퍼커패시터(축전기)를 개발했다. 기존 탄소형태 축전지보다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인 것으로 급속 충·방전이 필요한 마이크로 로봇 등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 생체공학과 김선정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을 온라인으로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그간 소형 슈퍼커패시터를 제조하기 위한 공법은 얇은 필름을 나노튜브 안에 말아 넣거나 마이크로 패턴을 새겨 넣는 방식이라 경제성이 낮거나 대용량 기기에 활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 (좌) 섬유형태의 단일 슈퍼커패시터 (중) 슈퍼커패시터를 서로 꼬은 구조 (우) 32 가닥 탄소나노튜브 섬유로 만든 브레이드 구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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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가 코팅된 탄소나노튜브 시트를 나선 모양으로 꼰 지름 20마이크로미터(㎛)의 커패시터와 집전장치 역할을 하는 지름 25㎛의 금속 와이어를 서로 꼬아 섬유형 슈퍼커패시터를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된 슈퍼커패시터는 최근 보고된 양파모양의 탄소전극이나 활성탄소 축전용량과 비교해 축전용량이 최소 6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섬유 내부의 다공성 구조 덕분에 전해질 내의 이온들과 접촉하는 단위 표면적이 넓어져 높은 에너지 저장 밀도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또 이온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공간이 존재해 충·방전 속도 또한 빠르다는 내용이 논문에 담겨 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슈퍼커패시터는 오랜시간 동안 공기중에 노출되거나 구부린 상태엣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에너지 저장 수단 등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