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설을 앞두고 주요 대형마트 선물세트 코너에서 한국산 쇠고기와 미국산 쇠고기가 5년 4개월 만에 맞붙었다. 미국산 쇠고기 선물세트가 2003년 추석 시즌 이후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설 시즌을 맞아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 세트, 찜갈비 세트를 일제히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말 대형마트에 미국산 쇠고기가 재등장한 것이 한국산 쇠고기와의 전초전이었다면, 이번 설 대목 선물세트 시장은 '진검 승부'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산 쇠고기 선물세트 판매가 순조로울 경우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먹어 보라고 권할 수 있을 정도까지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단 불경기 속에 설을 맞게 된 점에서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가 유리해 보인다. 롯데마트의 경우 브랜드 한우인 '지리산 순한 한우 갈비세트(찜갈비)'의 판매가격은 1㎏당 4만3703원이지만, '미국산 꽃갈비 세트'는 1㎏당 2만7222원으로 미국산이 40%가량 싸다. 롯데마트 축산팀 남종근 과장은 "고급 브랜드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 선물세트에 비해 평균적으로 1.5~2배 정도 비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게 변수다. 신세계 이마트 홍종식 축산부장은 "설을 계기로 쇠고기 시장 규모가 커지면 한우는 고급 시장에서, 미국산은 중저가 시장에서 각각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며 "한우와 미국 쇠고기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