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정보는 김 위원장 주변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이 확인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관련해 정보 당국자들이 우선 꼽는 것은 심장병이다. 한 당국자는 28일 “최근 술을 끊고 심장에 좋다는 와인만 조금 마신다고 한다”고 밝혔다. 심장병은 가족력을 갖는데, 김일성 주석도 심장마비로 사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세브란스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면 심장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김 위원장이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하고, 잘 붓는 증상이 있다는 외신 보도를 봤는데 ‘심(心·심장)부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가장 최근 모습은 지난달 25일 인민군 창군 기념식 때 찍힌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평소 즐겨 쓰는 선글라스 대신 투명한 안경을 쓰고 나왔다. 당뇨가 합병증 단계에 들어서면 망막 혈관에 영향을 주어 시야가 어두워지고 색깔 감각이 떨어진다. 한 안과 전문의는 “당뇨 망막증이나 그것으로 치료를 받았다면 시야가 침침해져 투명한 안경을 쓰게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처럼 당뇨와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뇨와 고혈압을 함께 앓았다면 혈관이 서서히 망가져 신장과 심장이 모두 상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만성 ‘신(腎·콩팥)부전’이 오면 신장에서 독소를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져 팔다리가 붓고, 탈모를 수반한다. 최근 김 위원장의 모습엔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작년 1월 중국 때 베이징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았다”는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의 국회 증언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