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도(PPI)까지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긴축 선호)인 발언도 나왔고, 이는 달러화 강세 흐름을 이끌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해 1290원대 진입을 시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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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88.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84.8원) 대비 4.4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월 CPI에 이어 PPI도 둔화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연준 위원들의 매파성 발언이 더해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달러화 강세로 연결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PPI는 전월 대비 0.7%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한 것과 비교해 큰 폭 상승으로, 시장 예상치(0.4%)를 웃돌았다. 지난해 6월 0.9%를 찍은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날 함께 나온 노동지표는 뜨거웠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다. 20만건을 밑도는 수치는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50bp(1bp=0.01%포인트) 인상을 지지했다”며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2주 전 지난 FOMC에서 시장 예상을 제쳐놓고 50bp 금리를 올렸어야 하는 설득력 있는 케이스를 봤다”며 “인플레이션이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5.00~5.25%로 50bp 올릴 확률을 18.1%로 봤다. 전날 12.2%에서 약간 높아진 것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1bp 급등하는 등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6일(현지시간) 오후 6시 10분께 104.09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는 간밤 일제히 내렸다. 나스닥 지수는 1.78%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1.26%,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38% 내렸다.
역외를 중심으로 한 유입과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가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공업 수주 대기물량과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 등 수급물량이 상단을 무겁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