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식 시장 변동성과 보험 사업 손실로 올해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자회사들이 전체 영업 수익이 개선되는 등 세부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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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부문의 선전 등으로 제조·서비스 및 소매 사업에 대한 영업 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늘어난 77억6100만달러(약 10조9500만원)를 기록했으나, 주식·파생상품 투자에서 104억4900만달러(약 14조7400억원) 평가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를 더한 전체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3억4400만달러(약 14조5900억원)에서 26억8800만달러(약 3조8000억원) 손실로 적자전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 급등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의 장기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쉐브론,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의 주식을 포함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는 지난 6월 말 3277억달러(약 462조원)에서 9월 말 3062억달러(약 432조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사업별로는 전력회사인 노던 파워그리드 등을 포함하는 유틸리티·에너지 부문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누리며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나 전반적인 영업 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철도기업 BNSF는 급여 인상, 연료 비용 상승, 전체 운임량 감소로 이익이 전년 동기 6.2% 감소했다.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등 플로리다주(州)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안에 따른 보험금 청구 급증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험 부문은 9억6200만달러(약 1조36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자동차 보험회사인 가이코 등이 버크셔 해서웨이에 속해 있다.
또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9월 말 단기 국채, 예금, 머니마켓펀드 등 현금성 자산 규모는 1090억달러(약 153조원)로, 6월 말 1054억달러(약 148조원)에서 소폭 늘어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3분기 현금에 대한 이자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3배 이상 증가한 3억9700만달러(약 5601억원)를 기록했다. 연초 0.00~0.25% 수준이었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3.75~4%에 달하고, 내년 5%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의 긴축 정책은 금융 시장에 충격을 안겨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떨어뜨렸지만, (현금에 대한 이자 수익과 관련해서)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성명을 통해 투자 손익은 기본 사업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더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회사의 영업 이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