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전세시장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새 아파트 입주 단지의 경우 전세금을 통해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시세가 수억원씩 떨어지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올 하반기 경기도에서만 7만 가구 이상의 입주가 예정된 가운데 물량이 집중된 화성·수원·성남·고양시 등은 전셋값 추가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센트럴아이파크 전용 59㎡의 경우 최근 전세 호가가 12억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월 14억원(12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2~3개월 새 호가가 2억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용 59㎡ 중에서 11억9000만원도 있는데 대신 8월 말까지 입주를 해야한다”며 “6월30일 입주기한이 끝나서 잔금을 납부하지 못했다면 연체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잔금을 치르지 못한 집주인들이 전세 호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입주는 75%가량 이뤄진 상황이다.
신규 아파트 입주 효과로 일대 전세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역삼푸르지오 전용 59㎡의 경우 9억5000~10억5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2월 11억7000만원(4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호가가 2억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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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서 18만4563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상반기 14만4246가구보다 4만 가구 더 늘어난 것이다. 이 중 경기도에서만 상반기(3만9704가구)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7만3161가구의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9161만원으로 전달(3억9206만원)보다 45만원 떨어졌다.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은 일대 전세 시장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화성시가 1만578가구로 가장 많다. 화성시는 지난 7월 기준 올 들어 전샛값이 1.19% 하락했다. 이어 수원시 9687가구, 성남시 7805가구, 고양시 7423가구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면 화성시는 내달 남양읍 화성시청역서희스타힐스(2136가구), 12월 반정동 반정아이파크캐슬(1378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수원시에는 이미 지난달부터 팔당구 매교통 매교역푸르지오SK뷰(3603가구)의 입주를 진행하고 있고 이달 중 팔달구 교동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2586가구)도 집들이를 시작한다. 성남시 중원구에는 중앙동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2411가구)와 금광동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5320가구)이 각각 9월과 11월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시장이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전셋값 약세가 예상된다”며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2년 전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일수록 전세 약세가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