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현대차·기아 긍정적"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2-03-18 오전 8:18:07

    수정 2022-03-18 오전 8:18:0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이 공식화되면서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자동차가 IT 기기화 되면서 신차를 정의하는 요소 중 엔진, 변속기 등 하드웨어(H/W) 대비 소프트웨어(S/W)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중고차 매입 후 정비 과정에서도 S/W 업그레이드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S/W는 기존 중고차 매입 업자들 대비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 우위가 큰 영역이었다. 김 연구원은 “완성차는 S/W 업그레이드로 적은 비용으로 중고차 가치를 쉽게 높일 수 있다”면서 “다만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단기적인 이익 극대화 전략보다는 소비자 후생 증진과 시장 안착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새로운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게 됐다. 김 연구원은 “당장의 이익 증가보다 정비/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폐배터리/데이터 등 모빌리티 관련 사업 기회 확대 측면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짚었다.

현대모비스는 중고차와 정비 업종의 시너지로 순정부품 판매 증가 예상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매집이 수월해지면서 중고차 경매 규모 확대 전망으로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중고차 소매 진출이 가능해졌으나 경매 경쟁 심화 우려로 인해 롯데렌탈(089860)에는 중립적이었다. 케이카(381970)도 마찬가지였다. 현대기아 대리점을 통한 중고차 매물 확보가 줄어들 전망이나, 대기업 진출로 온라인 중고차 시장이 커지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관할하는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심의위)는 지난 17일 회의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중고차업계의 재지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심의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부대의견을 달긴 했지만,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도 된다는 공식 허가를 내줬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사업 개시, 인수, 확장이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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