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치료제 ‘알로퓨리놀’, 부작용 유발...“사전 유전자 진단 필요”

통풍, ‘고요산혈증’ 원인으로 관절염 유사 증상 일으켜
HLA-B*5801 유전형 환자서 이상반응 유발
  • 등록 2021-09-20 오후 12:24:21

    수정 2021-09-20 오후 12:24:21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통풍치료제 사용되고 있는 자이로릭 등 알로퓨리놀 성분 치료제가 일부 환자에서 부작용을 유발해 사전 유전자 진단이 요구되고 있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15년 33만4705명에서 2020년 46만8083명으로 약 40% 증가했다. 통풍은 주로 남성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남성은 콩팥에서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반하여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요산이란 세포가 수명을 다한 후 핵산이 유리된 뒤에 이 핵산의 구성성분인 퓨린 (purine)이라는 물질이 간에서 대사되면서 생기는 최종 분해 산물을 일컫는다. 요산은 보통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요산 배설이 저하되는 원인으로는 신장 질환이나 아스피린, 이뇨제 복용, 음주 등이 꼽힌다.

통풍의 증상은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성 관절염 △간헐기 통풍 △만성 결절성 통풍 등의 전형적인 4단계를 거친다.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알로퓨리놀 성분 통풍치료제 ‘자이로릭’.(사진=삼일제약)
◇알로퓨리놀, HLA-B*5801 유전형 환자서 이상반응


통풍 치료법은 질환의 진행 단계에 따라 조금씩 상이한데,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발전한 경우 항고요산혈증 약물을 이용하여 고요산혈증을 조절하면 요산이 조직에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중 요산농도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이 때 ‘알로퓨리놀(allopurinol)’이라는 요산배설촉진제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알로퓨리놀을 투여했을 때 중증피부약물이상반응(SCAR)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아시아 및 유럽에서 알로퓨리놀은 SCAR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약물에 대한 이상반응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데, 알로퓨리놀에 의한 SCAR의 발생은 HLA-B*5801 유전형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 중 HLA-B*5801 유전형의 비율은 약 12%로 서양보다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알로퓨리놀 약제를 투여하려는 통풍 환자라면 사전에 HLA-B*5801 유전형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해당 유전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HLA-B*5801 유전자검사가 권장된다. 이 검사는 HLA-B*5801 유전자의 보유 여부를 확인해, 알로퓨리놀 약물치료 시 약물 관련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현재 GC녹십자의료재단 등을 통해 ‘HLA-B*5801 유전자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PCR 및 염기서열분석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이 중 PCR 검사는 지난 8월 1일부로 알로퓨리놀 투여가 필요한 모든 환자에서 최초 투여 전 1회에 한해 급여 인정이 돼 환자 부담을 덜게 됐다.

이미나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HLA-B*5801 유전형 환자는 중증피부약물이상반응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어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유전자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HLA-B*5801 유전형이 확인된 통풍 환자의 경우, 알로퓨리놀 대신 대체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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