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정부의 민낯…"임금체계 혁신 없이 일자리 창출도 없다"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①고용시장 유연화하자
고용창출 역량 복원 위해서는 노동개혁 필요
직무난이도 등에 다른 보상체계 구축해야
해고 쉬워져야 채용도 쉽게 해.고용유연성 확보해야
재정일자리로 고용통계 분식..통계서 분리해야
  • 등록 2021-02-22 오전 5:35:00

    수정 2021-02-22 오전 5:35:00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올해 1월 고용 성적표는 최악이다. 실업자는 157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취업자 98만 명 줄어들어 감소폭 또한 1998년 이후 최대였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잘 선방하고 있다고 정부는 자화자찬하고 있으나 고용통계는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코로나19 탓으로 일자리 참사가 벌어졌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2018년 취업자 증가폭은 10만명 이하였고 2019년에는 기저효과로 예년 수준인 30만 명으로 늘어났다.

우리 경제의 고용창출 역량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필요하다. 직무난이도, 역량 그리고 성과에 기반을 둔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강력한 노조에 의해 보호받는 대기업 생산직을 제외하면 연공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임금체계로 인해 50대는 물론 40대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는 등 주된 일자리에서 조기에 밀려나고 있다.

기업에서 해고가 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기업에서는 귀책사유에 의한 해고는 물론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도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은 사람을 늘리기보다는 해외로 나가거나 노동절약적 생산방법을 찾는다. 우리나라의 제조현장은 근로자 1인당 로봇의 숫자가 OECD 국가 중 제일 많다.

지난달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부분의 과도한 고용안정성도 보다 유연해져야 한다. 공무원 고용안정성의 전제조건인 정치적 중립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대기업 정규직, 대기업 비정규직,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로 분절화한 노동시장의 이중·삼중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대기업에서 정규직을 채용할 때 대졸 신입사원을 주로 뽑는 관행 탓에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청년들이 많다. 중소기업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경력직원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는 채용 사다리를 넓혀야 한다. 학력이 아닌 직무능력에 따라 직장이 결정되는 고용구조를 만들어야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분없이 기업 경쟁력이 제고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재정 일자리’는 고용통계에서 분리해 발표해야 한다. 정책당국자들이 재정 일자리로 분칠한 고용통계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한 국민들이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진짜 일자리 대책은 요원하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박영범 교수는? △1956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영어학·경제학 학사 △미국 코넬대 대학원 석·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및 연구조정실장 △노동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 △한성대 교무처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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