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미국 바이든 정부에서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7일 발간한 ‘바이든 신 행정부의 주요 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이후 미국 재건 문제이라는 국내 문제가 과중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는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주방위군 사령부 밖에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세상을 뜬 장남 보 바이든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진=뉴시스/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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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이 북핵 협상을 양자 간 협상이 아닌 다자간 협상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우리 정부의 활동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대화채널의 마련 및 유지를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바이든 신 행정부의 북핵정책은 궁극적으로 비핵화라는 장기적 전망을 바탕으로 합의 도출 및 이행과 제재 완화의 연계라는 단계적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입법조사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당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존중했기 때문에 나온 측면이 있으므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역시 한국 정부에 달렸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바탕으로 한 ‘오바마 3기’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했던 ‘클린턴 2기’를 포괄하고 계승하는 새로운 비핵화프로세스를 가동하는 ‘바이든 1기’가 되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 핵협상 타결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들이 바이든 신행정부의 주요 요직에 등용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따라 바이든 신행정부가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이란 핵협상 사례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바이든 신 행정부의 동맹이 궁극적으로 대중국 동맹 결속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신행정부가 미중경쟁을 이념과 체제의 문제로 규정할 경우, 미중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다수 외교 사안에서 양국 간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바이든 신행정부가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협력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분야별로 협력과 경쟁이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에 대한 대응이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며 “한미동맹과 관련하여 트럼프 행정부에서와는 달리 동맹의 유지 관리 문제로 인한 갈등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동맹의 결속을 강조함에 따라 동맹의 역할 확대를 요구받을 수 있다. 한미동맹의 정체성에 대한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한미방위비분담 협상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나, 전작권 전환의 경우 조건 충족에 대한 원칙적 접근이 강조될 것이므로 전환 조건에 대한 검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