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3000장 한정반으로 발매해 품절을 기록한 가수 이소라의 ‘눈썹달’ LP(사진=에르타알레 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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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LP에 관심을 갖게 되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난관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해외 가수들의 LP는 현재 장당 2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과거 장당 4000~5000원에 LP를 구매한 중장년층이라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가요 LP는 가격이 더욱 비싸다. 장당 4만~5만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년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국내에서 유행은 타고 있지만 대중적인 시장이 아니기에 해외 LP보다 비교적 고가에 책정돼 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가격대를 기획사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유통사와 협의를 해서 정한다”며 “현재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가격으로 책정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난관은 LP로 듣고 싶은 앨범을 정작 LP로 구매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LP는 해외에서 제작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공장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수급이 쉽지 않다. 게다가 가요 LP의 경우 한정반 마케팅으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돼가고 있다. 이소라 ‘눈썹달’을 비롯해 가수 김동률, 크러쉬 등의 LP는 발매와 동시에 품절을 기록해 구매하려 했던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한정반으로 나온 LP는 리셀러들에 의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되팔리기도 한다. ‘눈썹달’의 경우 현재 중고판매 사이트에서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가수 아이유가 2014년 발매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LP의 경우 최근 중고사이트에서 200만원에 매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수집가들 입장에서 중고매매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가수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승환은 지난 10월 발매한 LP ‘폴 투 플라이’ 한정반이 리셀러들에 의해 되팔이되자 SNS를 통해 “(앨범을) 사지 마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LP 유행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시장이 보다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한정반 마케팅에서 벗어나 수요를 미리 파악해 주문을 하는 방식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가수 입장에서도 팬들을 위해 만든 LP가 팬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김동률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LP 품귀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기존에 발매하지 않은 앨범들의 LP 발매 계획에 대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선구매 방식으로 미리 주문 수량을 받아 여유 있게 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