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84㎡ 강남아파트 '30억 클럽' 속속 가입

압구정 현대14차 84㎡ 29억 거래…3억 넘게 급등
서울 대형아파트 평균 매매가보다도 약 9억 비싸
“평수 적더라도 주요지역 고급아파트 희소성 여전”
  • 등록 2020-08-31 오전 6:00:00

    수정 2020-08-31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민 주택형으로 꼽히는 전용면적 84㎡가 아파트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똘똘한 한 채’ 바람의 주역이 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일부 단지는 전용 84㎡ 아파트 매매가가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3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둔화하고 있지만 인기 아파트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여전히 ‘부르는 게 값’이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월(1일~30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실거래가 신고까지 마친 서울 아파트 거래물량 가운데 전용 84㎡ 규모 최고가는 29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4차 아파트(13층)다. 이 면적형의 직전가는 지난 5월 거래된 25억6000만원(7층)이다. 3개월만에 무려 3억4000만원이 치솟았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의 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35㎡·41평 초과) 평균 매매가격은 20억2692만원이다. 대형 아파트와 비교해도 9억원 가까이 비싼 셈이다.

1987년 준공한 현대14차는 총 4개동 388가구로 동호대교 남단 논현로에 접해있다. 388가구 모두 전용 84㎡로 구성됐다. 이 단지는 현대1~7차, 10·13차, 현대·대림빌라트 등과 함께 압구정3구역으로 묶여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이 점도 가격 상승의 잠재적 요인이다. 현재 이 아파트의 로얄층인 15층(최고층)의 호가는 30억원에 형성되며 ‘30억 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14차 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부동산)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84㎡ 규모 아파트 오름세가 포착되고 있다. 디에이치아너힐즈 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28억원(11층)에 거래됐다. 올해 4월만 하더라도 22억9000만원(19층)에 거래됐으나 현재 시세는 28억원에서 최대 29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도 최근 실거래가가 28억원(6층)이다. 이 면적형의 직전가는 지난달 거래된 24억8000만(10층)으로 시세 차익은 3억2000만원이다. 지난달 26억5500만원(8층)에 거래됐던 강남 도곡동의 도곡렉슬 전용 84㎡도 이달에는 27억500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한달만에 1억원 정도 뛴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퍼스티지,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등의 전용 84㎡ 아파트들은 이미 ‘30억 클럽’에 가입한 상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물 잠김 현상이 여전히 매도자 우위의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수요층이 적긴 해도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자산가가 원하는 유형은 고급아파트이기 때문에 평수는 작아도 희소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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