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의 전설 최동원 선수는 1990년 32살의 젊은 나이에 야구선수를 은퇴한 후 이듬해 1991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서구 광역의원 후보자로 출마했습니다. 31년 만에 부활한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기에 앞서 그는 여야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았는데 그가 선택한 곳은 여당(민자당)이 아닌 야당(민주당)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3당 합당에 반대하던 인사들이 만든 꼬마 민주당이었죠.
|
결과적으로 그가 낙선하면서 공약은 시도조차 되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롯데그룹의 야구단 운영에 문제를 제기해 온 팬들은 아예 구단을 인수하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야구의 경제학]④‘화끈한 한화’ ‘인색한 롯데’, 정말 그럴까
최근 롯데그룹은 형제간 경영권분쟁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국민의 사랑으로 커온 소비재기업 롯데는 폐쇄적인 경영, 거미줄처럼 복잡한 소유구조 위에 군림하는 일본계열사로 인한 국적논란으로 도마에 올랐습니다. 결국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그룹 지주회사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IPO란 최초로(Initial) 일반투자자들에게(Public) 주식을 공급(Offering)한다는 뜻입니다. 이전보다 투명하게 경영정보를 공개한다는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호텔롯데의 경우 소수가 폐쇄적으로 독점해오던 주식 취득·소유권리를 외부투자자들에게도 허용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롯데자이언츠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최근 공시된 롯데자이언츠의 2015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보면 여전히 독자적인 기업으로 가는 길이 멀어 보입니다. 선수단비용이 포함된 매출원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2014년보다 영업적자 폭이 훨씬 커졌습니다. 이런 실적을 가진 회사주식의 실제가치는 현저히 낮습니다. ☞[야구의 경제학]③이승엽 연봉과 같은 라이온즈의 지분가치앞서 제일기획이 삼성라이온즈 지분 64.5%를 6억7596만원에 계열사로부터 매입한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바꿔말하면 앞으로 선진 스포츠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다양하고 효과적인 투자와 지원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주식가치 상승을 기대해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롯데그룹의 그 어떤 계열사보다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곳은 롯데자이언츠 입니다.
올 초 롯데 계열사들이 정기적인 지원금 외에 추가 자본을 출자하는 유상증자도 단행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5년 전 최동원 선수의 공약인 롯데자이언츠 주식 공모 전환. 그가 원했던 것은 롯데로부터 야구단을 빼앗아오자는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폐쇄적이고 후진적인 구단 운영을 하지말고 시민·팬과 함께 발전시켜 더 사랑받는 구단으로 만들자는 한 야구인의 염원으로 이해합니다. 지배구조 변화를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약속한 신동빈 회장의 행보 속에 롯데자이언츠 전설의 오래전 염원도 담겨 있을까요.
|
☞ [야구의 경제학]⑦독립구단 넥센은 어떻게 살림을 하나
☞ [야구의 경제학]⑥삼성라이온즈가 대규모 흑자 낸 비결
☞ [야구의 경제학]⑤사상 첫 `흑자의 꿈` 다가선 히어로즈
☞ [야구의 경제학]④`화끈한 한화` `인색한 롯데`, 정말 그럴까
☞ [야구의 경제학]③이승엽 연봉과 같은 라이온즈의 지분가치
☞ [야구와경제]②범삼성가 모습 간직한 삼성라이온즈
☞ [야구와 경제]①'절대강자' 삼성라이온즈, 재무구조 순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