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비아그라 ‘뚝’..지하경제 양성화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규모는 1181억원으로 전년대비 9.1% 커졌다. 특히 저렴한 제네릭의 출현으로 판매량은 최소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국내업체들의 열띤 영업 경쟁으로 발기부전치료제의 오남용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저렴한 비아그라 제네릭이 연간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를 대체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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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짝퉁 비아그라의 밀수가 크게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를 국내에 들여오려다 적발된 건수는 116건으로 2011년 152건보다 23.7% 줄었다.
가짜약 밀수 규모도 2011년 1154억7800만원에서 지난해 61억5600만원으로 94.7% 급감했다.
박노석 한미약품 이사는 “비아그라 제네릭의 등장으로 환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위험성이 큰 가짜 약 시장을 대체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발기부전치료제의 시장 판도도 재편됐다. 1999년 이후 지속됐던 비아그라의 독주 시대가 마감하고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의약품 조사 기관 IMS 헬스 자료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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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의 시알리스는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지만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20.0% 줄었다. 자이데나, 레비트라 등 국내외 업체들의 신약들도 적잖은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반면 저렴한 비아그라 제네릭 제품들이 기존 제약업체의 아성을 단숨에 흔들었다.
특히 한미약품의 ‘팔팔’은 223억원어치나 팔리며 발기부전치료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팔팔의 가격이 비아그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 가장 많이 처방된 발기부전치료제가 팔팔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진화하는 발기부전치료제
제약사들의 의약품 기술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알약으로 시작된 비아그라는 필름형태와 가루형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씨티씨바이오(060590), 서울제약(018680) 등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들이 필름형 제품을 선보였고 삼아제약, CJ제일제당 등 6개사는 가루형태 제품을 내놓았다. 한미약품(128940)과 대웅제약(069620)은 씹어먹는 ‘츄정’을 발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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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도 열렸다. 씨티씨바이오는 세계 1위 제네릭 업체 테바에 필름형 제품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서울제약이 개발한 필름형 제품은 화이자가 상품명만 ‘비아그라엘’로 바꿔 판매중이다.
전홍렬 씨티씨바이오 연구소장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향후 필름형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제네릭을 개발할 때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다”면서 “이 기술을 기반으로 천식, 치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필름형 제품의 개발이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진규 서울제약 부사장은 “비아그라 제네릭을 통해 향상된 기술 수준을 인정받았다”면서 “환자와 의사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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