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너마저' 삼성·LG·팬택만 남았다

KT 휴대폰 제조사 자회사 kt테크 청산키로
스마트폰 등장이후 중소 제조사 경쟁력 잃어
  • 등록 2012-08-12 오후 2:29:11

    수정 2012-08-13 오후 6:16:48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KT(030200)가 휴대폰 제조사업에서 철수한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저가폰 판매가 급감하면서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쟁력을 상실한 때문이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휴대폰 제조 자회사인 kt테크를 내년 1월께 청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는 9일 이사회를 열고 kt테크의 자산과 부채를 39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105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KT는 현재 kt테크의 지분 93.7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KT가 휴대폰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은 고가폰 위주로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되면서 저가 단말기를 제조해온 kt테크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kt테크는 2001년 설립된 KTF 테크놀로지스(KTFT)가 모태다. ‘에버’ 브랜드를 앞세워 피처폰 시대에는 마니아층을 확보하기도 했으나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kt테크는 247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당기순이익은 6억4000만원에 그쳤다. 특히 올들어 갤럭시S3 등 고가의 LTE폰이 단말기 시장을 장악하면서 1분기에는 591억의 매출에 27억4000만원의 적자를 내는 등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막대한 개발비용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 시대의 장벽을 넘지 못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KT가 ‘밑빠진 독에 물붇기’ 식의 자금지원을 중단하고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 kt테크는 총자산 1254억원에 부채가 1571억원에 달해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2000년대 중반 기가텔레콤,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등 중견 제조사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SK텔레콤에 이어 KT가 손을 털면서 국내 단말기 제조사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 팬택 등 3개사만 남게 됐다. 2009년 SK텔레시스를 앞세워 휴대폰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던 SK텔레콤은 3년만에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사업을 접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한해에 연구개발비로 쓰는 돈이 10조원을 넘는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수십억원이 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소 제조사가 살아남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고객 관리부서는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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