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북핵정책 최종조율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지 거의 1년 만에 북한과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대표단은 6일 오후 4시쯤 런던발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대표단은 보즈워스 대표를 비롯해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 특사, 대니얼 러셀 NSC 아태담당 보좌관, 데릭 미첼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방한은 평양을 방문하기 전에 우리 정부와 북핵정책을 최종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7일 오전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미 양자대화의 의제와 방향 등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또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과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미국 대표단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고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인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6자회담 복귀에 앞서 체제보장을 위한 선(先)평화협정 체결과 북미관계 개선을 먼저 요구할 가능성이 커 북미 양국이 어떤 선에서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보즈워스 대표가 이끄는 방북단은 오는 10일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방한해 방북결과에 대해 우리측에 설명하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나머지 6자회담국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미 대표단, 언론접촉 원천차단
6일 방한한 미국대표단은 언론의 접근을 원천 차단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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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보즈워스 대표를 취재하려더 수십명의 국내외 취재진들은 헛걸음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대표단의 이번 '근접취재 차단' 조치는 미 국무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관의 요청으로 보즈워스 대표가 공항에 도착할 때 언론과 접촉 자체가 없을 것"이라며 "북미대화를 앞두고 공개발언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대표단은 이번 방한 기간에 체류할 숙소도 외교부 관계자들에게 통보하지 않는 등 외부에 공개되는 것 자체를 원천차단했다.
또 보즈워스 대표는 7일로 예정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면담도 앞부분만 언론에 공개한 뒤 나머지 일정과 동선 모두를 비공개로 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 본부장과의 면담 이후 그간 관례대로 해온 '도어스텝'(공개된 장소에서 사진촬영과 함께 언론취재에 응하는 절차)도 생략하고 방북 이후 대 언론 발표 일정도 아직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표단의 이런 행보는 북미 양자대화에 임박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등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처음부터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북미대화를 앞두고 뚜렷한 사전설명 없이 언론 노출 자체를 피하는 것에 대해 공인으로서 언론 기피증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