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빅2 결단, 빠를수록 이롭다

  • 등록 2008-08-21 오전 8:42:57

    수정 2008-08-21 오전 8:59:38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뉴욕 증시가 사흘만에 반등했다.

휴렛패커드(HP)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금융불안감에 사로잡힌 시장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에너지와 상품주도 올라 지수 상승을 지지했다.

주요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특히 미국 양대 국책 모지기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둘러싼 먹장구름이 곧 비를 뿌릴 태세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에 이어 7월 신용위기 2차 파국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들 업체의 유동성 위기설은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구출 작전으로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한달여만에 재부상했다.

재무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재무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는 우려로 지난 나흘간 이들 주가는 45% 이상 곤두박질쳤다.

현재로서는 재무부가 9월말 만기 도래하는 이들업체의 채권 상환 능력을 보고 개입 여부를 판가름 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이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지속적으로 흔들린다면 정부가 좌시하지만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프레디맥 경영진과 재무부 관료들이 회동을 갖고 구제 여부를 명확히 할지 논의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는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윈드햄 파이낸셜 서비스의 폴 멘델스존 투자 전략가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이슈가 해결돼야 한다"며 "결단이 빠를수록 시장에 이롭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이미 결단의 순간, 바닥이 다가오고 있음을 간파한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곤두박질쳤지만 다른 금융주들이 반등했다. 결단 이후의 시나리오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고비가 마지막임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신용위기 파편에 맞은 상처의 고름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만 고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신용위기가 깊어지면서 강한 은행들은 더욱 강성해지고, 약한 은행들은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몰락의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경고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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