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바람 타고 ‘2無 전략’ 히트

5년간 11억병 팔아… 점유율 70%
비·이효리 모델로… 소비자 눈 붙잡아
  • 등록 2006-08-10 오전 8:45:26

    수정 2006-08-10 오전 8:45:26

▲ 비타500은 가수‘비’를 이어‘이효리(사진)’를 전속모델로 내세우는 지속적인 스타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조선일보 제공] 비타500은 2001년 ‘마시는 비타민C’라는 새로운 발상으로 등장한 이래 작년까지 2500억원어치 이상이 팔렸다. 병수로 계산하면 11억병 이상으로, 이를 한 줄로 늘여놓으면 지구를 3.8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경쟁사 제품 아성을 무너뜨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일단 경쟁사 제품의 신화를 제압한 이후에도 어떻게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까. 얼마 가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과 달리 비타500은 여전히 비타민C 음료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과감한 시설투자=작년 2분기 비타500은 40년간 건강음료 시장의 맹주였던 경쟁사 제품의 매출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제약업계에서는 엄청난 뉴스였지만 정작 광동제약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경쟁사 제품이 의약품인데 비해 비타500은 수퍼에서도 살 수 있는 식품음료여서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것. 오히려 회사는 국내 비타민C 시장의 포화 여부에 대해 고민했다.

결론은 시설확충과 한 발 앞선 제품 출시였다. 비타500의 매출이 급신장하면서 생산설비가 턱없이 부족해졌다.

그러나 막 부도위기를 넘어선 회사로선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식품음료의 생산시설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었다.

위탁 생산, 생산 조절 등 여러 방안이 나왔지만 최수부 회장은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판매가 늘 때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상품의 신뢰도에 치명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4차에 걸쳐 총 260억원을 투자해 1분당 1000병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한발 앞선 제품 개발=비타500의 마케팅 포인트는 차별화였다. 경쟁사 제품에 들어있는 카페인이 없다는 점을 집중 홍보했다. 이런 전략은 당시의 웰빙 바람을 타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회사는 ‘무(無)카페인’을 이어 ‘무(無)방부제’ 제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계속 이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무방부제 제품 출시를 앞둔 지난해 9월 환경단체가 비타민음료에 방부제가 들어있다고 발표를 해버렸다.

비타500 개발을 책임졌던 박철수 이사는 “방부제 함유량이 법에 저촉될 게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깊은 반성을 했다”면서 “그리고 서둘러 무방부제 무카페인 신제품을 내놓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갔다”고 말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비타민C 음료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세계시장 도전=비타500은 ‘혀에 감기는’ 비타민C와 과즙의 최적 비율과 변함없는 물맛, 음료에 가장 적당한 비타민C 함유량 500㎎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광동제약은 비타500 브랜드 관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여기서 동종 업계 최초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이 나왔으며 해외시장 개척 전략이 수립됐다. 올해 국내 매출 1500억원과 함께 200억원의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수퍼스타 마케팅이 무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를 이어 ‘이효리’를 모델로 내세워 소비자의 주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10억원을 투자해 11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비타500 월드바스켓볼 챌린지(WBC)’ 대회 타이틀 스폰서가 됐다. 세계 굴지 음료회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포츠 마케팅에도 도전장을 낸 것이다.

회사는 계속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잇따른 안정성 파문으로 비타500의 매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미 비타민C 음료 시장이 포화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광동제약은 더 과감한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 마시는 비타민C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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