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회사채 신용등급 소폭 개선 전망-S&P

4분기 더 악화돼..하향이 상향의 6배
  • 등록 2003-01-14 오전 9:03:24

    수정 2003-01-14 오전 9:03:24

[edaily 강종구기자] 세계 기업들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지난해 4분기에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기업들의 신용수준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보다 월등히 나아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13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신용등급 조정 현황과 올해 전망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S&P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경우는 53건에 그쳤다. 반면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315건에 달했다. 신용등급 하향조정 건수 대 상향조정 건수의 비율(신용등급 조정비율)은 5.9배로 달해 3분기의 3.3배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또한 지난해 4번의 분기중 하향조정과 상향조정의 불균형이 가장 심했다. 지난해 1분기 신용등급 조정비율은 5.4배, 2분기는 3.2배였다. 지난해 전체로는 하향조정 건수가 상향조정 건수보다 4.2배 많았다. 2001년도 5.1배에 비하면 다소 완화된 수치다. 지역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및 이머징마켓 기업들의 신용등급 조정비율이 다소 개선됐다. 미국의 경우 2001년 신용등급 하향조정 건수가 상향조정 건수보다 5.5배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4.5배로 낮아졌다. 일본도 경제가 다시 침체를 보일 것이란 우려속에서도 신용등급 조정비율은 2001년 7.8배에서 지난해 4.7배로 크게 낮아졌다. 신용등급이 올라간 기업은 11개사, 내려간 기업은 52개사였다. 특히 이머징마켓은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신용등급이 가장 빠르게 안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에는 하향조정이 상향조정보다 5배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2.1배로 떨어졌다. 브라질 등 남미지역의 경우 신용수준이 더 나빠졌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동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기업들의 신용수준은 개선됐다. S&P에서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중 지난해 디폴트가 발생한 건수는 194건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규모로는 1771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기업이 106건, 1428억달러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고 유럽 기업은 22건, 146억달러였다. 또한 지난해말 현재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 비율은 9.20%로 전분기말 10.74%보다 개선됐다. 회사채와 미 국채와의 수익률차이(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 다소 좁혀져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투자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2001년 199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182bp로, 투기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773bp에서 762bp로 줄었다. 미국기업의 경우는 4분기말 투자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184bp로 3분기 202bp보다 개선됐고 투기등급 회사채도 845bp로 3분기 967bp에서 100bp이상 스프레드를 좁혔다. 올해는 기업들의 신용수준이 개선될 것이라고 S&P는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 펀더멘탈의 근본적인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불확실성도 여전해 놀랄만한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S&P는 덧붙였다. S&P의 글로벌 채권리서치 수석 다이안 바자는 "하향조정이 비록 소폭이라도 상향조정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성장의 열쇠는 여전히 미국이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 독일과 아시아의 경제대국 일본은 올해도 경제침체 및 디플레이션과 힘겨운 싸움을 지속할 전망이다. 거시경제적 펀더멘탈의 개선이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같은 재정정책이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통화정책에 의존하고 있어 기업부문 전체가 골고루 수혜를 입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온 기업들은 올해 주목할 만한 실적호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회사채 신규발행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경기회복 전망으로 증가가 기대된다. 그러나 증가폭이 인상적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반면 미국의 이라크공격가능성은 여전히 올해 세계 경제와 기업실적 및 회사채시장에 짙게 드리운 불확실성의 장막이다. 전쟁의 발발여부 및 전개상황에 따라 국제유가, 기업의 투자심리, 소비자들의 소비수요가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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