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통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한식 열풍 속에 파전, 찌개, 육회는 물론 퓨전 한식도 외국에 알려지면서 이와 곁들이기 좋은 K전통주 역시 반사이익을 얻는 분위기다. 아직 전통주가 전체 주류 수출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선 주질의 관리·감독 강화, 정부의 수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맛과 다양성 뛰어난 전통주…“한식과 함께 전파해야”
전통주 갤러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통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5년 개관한 곳이다. 이곳에선 전국에서 만든 500여종의 전통주를 상설 전시하고 판매한다. 시음 등의 프로그램도 신청을 받아 상시 진행한다. 갤러리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국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외국인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현재 외국인 고객의 전통주 구매량이 전년대비 15%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전통주의 강점 중 하나로 다양성이 꼽힌다. 전통주라 하면 흔히 막걸리와 같은 탁주, 맑은 청주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더 세밀하게 구분된다. 우선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또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등이 제조한 ‘민속주’와 농업경영체 및 생산자단체 등이 생산한 ‘지역특산주’ 범주로 나뉜다. 민속주는 한산 소곡주, 안동소주, 문배주, 이강주, 금산 인삼주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특산주는 고창 복분자주, 지리산 머루주, 영월 더덕주, 광양 매실주 등이 있다.
전통주 중에서도 발효주는 탁주, 약주, 청주, 맥주, 과실주를 포함한다. 이 가운데 탁주는 K전통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다. 쌀, 보리, 옥수수 등을 발효시킨 후 거칠게 여과시킨 술이다.
전통주의 변신은 계속되는 중이다. 청양고추와 커피, 토마토, 바질을 활용한 소주 등 재료는 물론 양조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하는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는 “전통주의 세계적 인기는 K푸드에 있어서도 긍정적 신호”라며 “전통주는 식품 중에서도 그 맛과 다양성이 뛰어난 분야”라고 했다. 이 박사는 “주류는 음식 문화와 함께 움직이는 존재인데 전통주만 따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한식과 함께 전파한다면 K푸드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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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기술력이 취약한 영세사업자에 양조이론, 제조실무 등 교육을 하고 현장에 나가 무료로 컨설팅도 해준다. 센터에서 무상으로 운영하는 주류면허아카데미를 찾은 이들만 최근 3년 동안 200명에 육박한다.
수출 지원도 전폭적이다. 원활한 통관 지원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6개 국어로 번역된 분석감정서를 발급해주고 외부의 수출전문가를 초빙해 수출 절차, 바이어 유치방안 등 수출 관련 교육도 무료로 진행한다. 센터가 보유한 발효력과 향미가 우수한 효모 6건은 희망하는 주류 제조업자에 공급하고 있다.
센터가 수출 지원까지 나선 데엔 국내 시장 포화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새 국내 전통주제조면허가 649건(56%) 증가했다는 건 그만큼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단 방증이어서다.
센터 관계자는 “좁은 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은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 비용 절감 압박, 품질 저하,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면서 “한류 인기를 활용한 수출이 주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산자는 물론 국가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생산단계부터 주질 검사를 철저히 하고 유통과정에서도 품질을 유지해 최상의 상품을 수출해야 K전통주의 생명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