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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프는 매일 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역 앞에나 번화가에서 팻말을 들고 서 있다고 한다. 특히 그는 행인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지 않고 한 곳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4시간 넘게 서 있기도 했다는 그는 “낚싯줄을 드리우고 물고기를 기다리는 것 같은 두근거림을 느낀다”고 말했다.
놀랍게도 매일 그를 집에 들여보내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 중 90%는 1인 가구인 남성이지만 한 달에 두세 번은 여성에게도 초대를 받는다.
소극적이었던 그는 대학 시절 무작정 떠난 대만 여행에서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큰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났지만 자신을 꾸밀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고 한다. 이후 대기업에 취직해 5년간 500만 엔을 저축하고 세계 여행을 준비하며 퇴사했다. 이어 국내에서의 ‘하룻밤 묵기’를 세계 여행 전 연습처럼 시작했고 이제는 그의 삶의 중심이 됐다.
슈라프의 독특한 생활 방식은 일본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부는 “타인의 선의에 기대며 일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곤란하다”는 비판과 무료로 집을 제공받음에도 답례를 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현지 매체는 슈라프의 사연을 통해 현대 일본 사회가 처해진 고독을 직면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고독한 현대인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슈라프 역시 “나는 즐겁고 그들 역시 나를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며 ‘하룻밤 묵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