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수출 반등 어렵다”…경고등 켜진 한국경제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전망
산업부 “일평균 수출 회복” 진단했지만
증권가 “中 더딘 회복에 韓 수출 부진”
무역적자 줄어도 ‘불황형 흑자’ 우려도
  • 등록 2023-06-02 오전 7:58:42

    수정 2023-06-02 오전 7:58:42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올해 3분기(7~9월)에도 수출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제기됐다. 수출 반등을 예상한 정부 기대와는 정반대 관측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이대로 가면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지난 3월 국내 최대 자동차 수출입 전진기지인 평택항에서 수출용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 ‘당분간 이어질 수출 부진’ 리포트에서 “엇갈린 주요국 수요 속에 수출은 지지부진할 것”이라며 “3분기까지 유의미한 수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전년보다 15.2% 줄어든 522억4000만달러(약 69조원, 통관기준 잠정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수입액은 543억달러로 전년대비 14.0% 줄었고,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였다.

지역별로는 중국(-20.8%), 미국(-1.5%),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21.2%), 유럽연합(EU, -3.0%), 중남미(-26.3%), 중동(-2.6%) 등 6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작년 5월보다 감소했다.

관련해 정부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늦어도 9월엔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5월에도 수출이 줄고 무역적자가 발생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적자 폭이 줄고 일평균 수출액이 회복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증권가 전망은 달랐다. 김 애널리스트는 “점증하는 선진국 수요 둔화 압력은 이연된 자동차 수요 유입이 약화되면서 한층 확대되겠다”며 “수요의 경우 부동산 투자 회복과 맞물려 재고 부담이 덜한 경제 품목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겠으나 회복 추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IT 수요가 동반되는 4분기경”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기재개)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봉쇄 완화 효과는 대면 서비스 수요에 그쳐 IT 품목 중심으로 누적된 재고 부담이 해소되기까지는 시차가 상존한다”며 “중국 5월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도 더딘 주문 회복과 높은 재고가 재확인됐다”고 전했다.

무역수지가 개선되더라도 ‘불황형 흑자’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 개선을 마냥 반길 순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애널리스트는 “무역수지 개선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우세하다”며 “수출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에너지 가격과 연동된 수입단가 하락과 통화 긴축 여파 등으로 인한 내수 위축이 맞물려 수입 감소 폭이 더 크겠다”고 전망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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