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 범행 동기는 "아베, 母가 빠진 종교단체와 연관됐다고 생각해"

페이스북·트위터 "아베 전 총리 피격 영상 삭제"
  • 등록 2022-07-09 오전 11:26:11

    수정 2022-07-09 오전 11:34:13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총격범이 자신의 어머니가 빠진 종교 단체가 아베 전 총리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맞고 쓰러진 아베 전 총리. (사진= NHK방송 캡처)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30분께 거리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는 범인이 쏜 총에 맞고 쓰러진 뒤 심폐 정지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오후 5시 3분께 과다 출혈로 숨졌다.

범인인 야마가미 데쓰야(41)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단체에 빠져들어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특정 종교 단체를 언급한 뒤 “이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고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그를 노렸다”고 말했다. 다만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가두 유세를 하는 사실을 알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경찰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 등을 보면 야마가미는 정치적으로 우익 성향인 아베를 노린 확신범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빠진 특정 종교단체가 아베와 연결돼 있다고 확신해 살해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검은 테이프로 감긴 사제 총을 압수했다. 야마가미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후 사체 총들과 화약류를 압수했다. 야마가미는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하던 당시의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 배운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는 또 2020년 가을부터 교토부에 있는 창고에서 지게차 운전 일을 했지만 ‘힘들다’며 올해 5월 퇴직해 현재 무직으로 알려졌다.

한편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과 트위터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영상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AP통신과 a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는 총격 장면이 담긴 영상을 지우고, 용의자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피습 사건과 관련된 모든 폭력적인 콘텐츠를 삭제하고 공격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볼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도 피격 영상을 해로운 콘텐츠로 규정하고 폭력적이고 민감한 시각 매체를 제약하도록 한 규칙에 따라 관련 영상에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와 틱톡도 폭력적 콘텐츠의 유통을 금지하는 자체 규정을 위반한 피습 관련 영상을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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