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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부캐 마케팅에서는 아이돌 이전에 왕자가 있었다. 빙그레는 지난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빙그레왕국의 후계자이자 왕자라는 콘셉트로 바나나맛 우유 왕관, 비비빅 벨트, 빵또아 바지 등 빙그레가 생산하는 각종 제품으로 온몸을 치장한 게 특징이다. 빙그레우스는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과 팔로워 수 목표치를 달성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팔로워수가 15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 두 회사는 오래된 회사, 장수 식품으로 다소 올드해진 이미지를 젊은 감성으로 바꾸기 위해 부캐를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특히 hy는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hy 관계자는 “하이파이브는 실제 음악방송 데뷔도 준비하고 있어. 신선한 경험과 색다른 즐거움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라며 “세계관을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믹스버스‘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한편 오래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MZ세대에 재미있고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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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릴라는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온 고릴라라는 탄생 스토리와 독특하고 감각적인 경험을 좋아한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제이릴라는 지난 4월 신세계 그룹의 야구단 인천 SSG랜더스의 홈 개막전에서 첫 등장해 본격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3개월여만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가 1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늘어 현재 1만 2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1일 강남구 청담동 SSG 푸드마켓 1층에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반영한 범우주적 베이커리인 ‘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열었다. 제이릴라가 화성에서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서 새롭게 선보인다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매장이다.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는 제이릴라 캐릭터를 활용한 지식재산권(IP)사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제이릴라는 식품 외에도 패션, 자동차, 게임 등 경계를 허문 다양한 사업영역에서의 협업을 통해 활용범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앞으로 제이릴라의 브랜드 스토리와 세계관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 굿즈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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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런 부캐·세계관 마케팅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브랜드에서 설정하면 MZ세대들은 SNS에서 자발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기도 하면서 하나의 놀이로 삼는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커다른 브랜드 홍보 효과를 거둘수 있어 능동적으로 쟁취하고 결과물을 자랑하는 MZ 세대의 특성과 디지털 마케팅이 합을 이루면서 업계에서도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하기 위한 노력도 더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모든 기업과 브랜드들이 너도 나도 하면 나중에 혼란스럽고 지겨워진다”며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지속가능하고, 소비자들이 자발적 재미를 느껴서 그걸 놀이의 코어 핵심 요소로 삼을 만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고 부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케팅 업체 슬러의 신명석 대표도 “부캐나 세계관 마케팅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끄는 건 확실하다”며 “하지만 단순 흥미만 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이어가면서 실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매출 증가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신기한 캐릭터 탄생 남발보다, 소비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세계관을 부여하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는 탄탄한 브랜드 스토리 설계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