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연초 이후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유가, 구리, 곡물 등 모든 원자재가 가격 회복을 보여주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의 소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질주하던 국제 금 값은 어느새 1800달러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한 가운데 당분간 향방을 살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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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12개 금 운용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6.94%로 집계됐다. 농산물 펀드가 21.68%, 원자재 펀드가 11.62%, 천연자원 펀드가 21.02% 등 여타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들이 두자릿수 성과를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주된 기초자산인 금 가격의 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코로나19 백신 본격화가 정상화 기대감을 심어주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현지시간 19일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3개월 전과 비교해 온스당 45.5달러(2.38%) 하락한 1866.5달러로 마감했다.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 8월 초와 비교하면 10% 가까이 떨어졌다.
세부 상품별로는 자산 성격에 좌우됐다.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3.85%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제 금 현물거래 기준 가격인 ‘런던 금 가격(London Gold PM Fix Price, USD)’을 추종하는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다만 국공채 및 금융채 등 신용등급이 우수한 채권도 선별적으로 담는데, 지난해 11월 기준 채권이 자산의 71.05%를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금광업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IBK 골드마이닝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6.21%로 평균을 훨씬 밑돈다. 남아프리카 금광회사인 골드필즈, 캐나다 금광회사인 커크랜드 레이크 골드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명목금리 상승속도를 압도할 수 있는 예상구간은 3월 초에서 4월 말로, 상반기 금 가격과 역상관 관계인 달러화의 추세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적정 수준 도달 시 저가 매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