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가장 빠른 길은 20일 취임"…트럼프 탄핵에 '미온적'

"공직 적합하지 않아" "가장 무능한 대통령" 맹폭
퇴임시기·정권이양 고려…현실적으로 어렵다 판단
트럼프의 '취임식 불참' 공언에…"잘된 일" 일갈
  • 등록 2021-01-09 오전 8:59:27

    수정 2021-01-09 오전 8:59:27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지난 6일(현지시간) 터진 의회 폭동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반란 선동’ 등의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 “그(트럼프 대통령)는 대통령직을 유지할 가치가 없다”면서도 “(탄핵은) 의회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탄핵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정권이양이라는 당장 마주한 과업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바이든 당선인의 의중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8일 회견에서 “그는 내가 그에 관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관념조차 뛰어넘었다. 그는 이 나라의 골칫거리였고 전 세계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공직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 “미 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발언도 불사했다. 다만, 탄핵에 대해선 “(퇴임까지) 6개월이 남았다면 우리는 그가 물러나게 하기 위해 탄핵, 수정헌법 25조 발동 등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안 마련 등 취임 준비에 초점을 맞춰야할 시점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그가 물러나게 하는 일이 중요한데,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20일에 취임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것이고 의회는 그들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고 느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민주당은 ‘반란 선동’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애초 행정부의 수정헌법 25조 발동으로 트럼프 축출을 기대했으나 행정부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스티븐 므누신 재무 장관 등이 부정적 견해를 견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이 ‘탄핵’ 카드로 직접 나서겠다는 의미다. D-데이는 빠르면 오는 11일(현지시간)이며, 민주당의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소추가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물어봤던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오는 20일 열리는(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가지 않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선 “그와 내가 동의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잘된 일”이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건 제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1808~1875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존슨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 1865~1869년인 만큼 1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인 셈이다. 반면 펜스 부통령이 취임식 참석 의향을 밝힌 데 대해 바이든 당선인은 “환영하며, 명예로운 일”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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