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경 조달청장] 최근 창업·벤처기업 전용 온라인 오픈마켓인 조달청 벤처나라에 등록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신제품을 개발한 업체 대표가 자신을 “미운 오리새끼”라고 소개했다. 일부 공공기관이 기존 제품과 동등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혁신제품이나 신제품 구매를 꺼리는 현실이 마치 동화에 나오는 미운 오리새끼가 구박받는 처지와 비슷하다며 공공조달 시장 내 업계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공공조달은 이같이 규모가 작거나 경험이 부족한 초기 기업의 공공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운영체계는 각각 벤처, 혁신, 기업의 역할을 중심으로 상호 보완하거나 융합하며, 새로운 공공조달 가치를 창출시키고 있다. 벤처나라는 개통 4년 만에 제품 거래액을 1000억원을 넘기며, 창업자와 스타트업에게 성공 방식이 되고 있다. 기술과 품질만으로 등록 여부를 결정해 기존 공공조달 시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 걸음마 단계인 기업에게 공공시장 진입을 돕는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한다. 벤처나라에선 뛰어난 기술력으로 무장한 1만여개가 넘는 국내 벤처제품을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창업·벤처기업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판단하고 있는 벤처나라 상품 1회 구매 한도를 기존 2000만원 내에서 5000만원까지 넓혀 우수 벤처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창업·벤처기업의 판로개척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범부처 혁신제품 통합포털인 혁신장터는 혁신수요 발굴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제품과 기술을 연결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혁신조달의 아이콘이다. 정부가 첫번째 구매자가 되어 혁신제품 거래가 이뤄지는 혁신장터는 공공기관의 혁신수요 발굴부터 제품등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 혁신 제품과 기업의 공공시장 진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300억원에서 내년 415억원으로 예산이 대폭 확대된 혁신제품구매에도 혁신장터를 활용해 혁신제품 구매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예정이다. 혁신장터는 앞으로 기존 소극적 계약 기능에서 벗어나 공공기관 수요와 기업의 공급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으로서 차세대 산업과 혁신기업들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조달 3각 편대’는 지속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공공조달시장을 이끄는 핵심 조달 프로세스다. 벤처나라는 초기기업의 성장을 위한 스프링 보드로 혁신장터는 정부가 첫번째 구매자가 돼 혁신기업을 공공시장으로 유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3각 편대’의 선순환 구조는 비대면 사회와 디지털 전환시대에 대응해 투명하고 공정한 조달로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