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택 전세난'…도봉구 전세도 “부르는 게 값”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 가장 저렴하지만
매물 잠김 속 전세거래 신고가 ‘속속’
창동 LIG건영캐스빌 한 달새 약 2억 올라
“코로나19·계약갱신청구권이 서민주택에도 영향”
  • 등록 2020-09-29 오전 6:00:00

    수정 2020-09-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서민 주거 선호지로 꼽혔던 도봉구에서도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매물잠김 속에서도 도봉구 아파트 일부 단지는 전세거래의 신고가 행진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저렴한 곳은 도봉구였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아파트 시세통계를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1564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도봉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927만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강남구(2531만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도봉구의 평균 전세가를 환산하면 전용면적 84㎡의 아파트 전세가는 3억2300만원 수준이다.

이처럼 서울에서 가장 전세가가 저렴한 도봉구에서도 매물 잠김 현상과 전셋값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도봉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253건으로, 전년 동기(358건) 대비 100건 이상 하락했다. 지난 6월(459건)과 7월(451건)과 비교해봐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대상타운현대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부동산)
매물 잠김 속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면서 일부 단지에서 간혹 나온 전세 물건은 신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창동 LIG건영캐스빌 전용 80㎡는 지난 5일 6억2200만원(13층)에 전세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만 하더라도 4억5000만원(1층)에 거래되던 매물이다. 층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차이는 2억원이 가까이 난다. 도봉구 창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매물 자체가 없어 전셋값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봉동 럭키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전세계약이 6억원(12층)에 이뤄졌다. 이 면적형은 지난 7월 초 4억5800만원(12층)에 계약된 바 있다. 한 달 새 1억5000만원이나 가격이 급증했다. 방학동 대상타운현대아파트는 전용 101㎡는 지난 7월 7억4000만원(21층)에 전세거래 됐으나 최근 8억2000만원(8층)으로 손바뀜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함께 새 임대차 법 시행으로 인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전세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이사철이 되 다보니 타 지역에서 실거주를 목적으로 서울에 들어오려는 수요자는 있지만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어 매물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간혹 매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여러 수요자가 경쟁을 하는 국면”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매도자는 급해질 게 없으니 수요자 입장에서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곳곳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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