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국제과학비즈니스 밸트 윤곽…기초과학 100년 밑거름

과학기술 패러다임 바꿀 과학벨트 조성사업 윤곽 드러나
기초과학 연구의 산실 IBS, 세계적 연구성과 창출로 화답
거점지구, IBS·중이온가속기·첨단산단 3대축으로 개발돼
기능지구, 거점서 나온 연구성과 연계·확산할 튜브 역할
세종·청주·천안의 SB플라자, 성과 확산위한 핵심 기지로
  • 등록 2017-03-06 오전 6:30:00

    수정 2017-03-06 오전 6:30:00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사업은 한국의 과학기술을 추격형에서 선도형 연구개발(R&D) 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총사업비 5조 7471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과학계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중심으로 과학벨트 거점·기능지구 조성 등을 통해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100년을 책임질 기초과학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정부, 과학기술계의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초과학연구의 산실 IBS

올해로 출범 6년차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질적 도약을 위해 설립한 곳이자 시험모델이다.KAIST 유룡 교수와 서울대 현택환·김빛내리 교수 등 국내외 유명과학자와 28개 연구단 1700여명의 과학자들이 몸담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같은 세계적 연구기관을 목표로, 2011년 출발한 IBS는 6년 만에 몇몇 분야에서는 이들 연구기관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IBS가 발간한 성과 및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유전자가위와 마이크로RNA 등 생명과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연구를 비롯해 당뇨병, 자폐증 등 질병치료 관련 혁신적 발견, 원자전선 등 소재의 패러다임을 바꿀 연구 등 각 분야에서 글로벌 탑 수준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당 인용 수를 표준화한 인용영향력지수(CNCI)와 피인용 상위 1% 논문의 비중 등에서도 막스플랑크협회나 이화학연구소와 비슷한 수준에 근접했다.

장기적으로 IBS는 2021년까지 연구단 50개, 상근인력 3000명 규모의 기초과학분야 세계 10대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노벨상 산실 기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조성사업은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첨단산업·R&D·주거단지 등의 3대 축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옛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부지인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연면적 11만 3000㎡ 규모로 착공한 IBS 본원은 올해 1차 공사가 마무리되는 동시에 입주가 진행돼 체계적인 연구기반을 갖추게 된다.

대전 유성구 신동·둔곡지구에 121만㎡ 규모로 들어설 거점지구 조성 사업도 속도를 올리며, 올 하반기 각 기업체 및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토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1월 LH는 중이온가속기 특수시설부지 조성을 완료하고, IBS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에 부지를 인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21년 말에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인 ‘라온(RAON)’이 들어설 예정이다 .라온은 세계 최초 2-Way 희귀동위원소 생성방식의 중이온가속기다. 장시간 연속운전이 가능하고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소까지 안정되게 가속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다면 라온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과학계의 기대다.

첨단기업의 둥지가 될 48만 7000㎡ 규모의 연구·산업·주거용지 조성사업도 마무리 단계다. 신동과 둔곡 등 과학벨트 거점지구에는 IBS, 중이온가속기를 포함해 기능적으로 연계되는 8개 업종 중심의 기업들이 입주해 과학벨트 특화형 첨단산업단지로 육성된다.

대전 유성구 신동·둔곡지구에 조성되는 과학벨트 거점지구 개발구상 및 육성 개념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조감도
과학벨트에서 창출된 기초과학, 기능지구에서 사업화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기초연구 성과와 첨단산업 창출이 핵심이라면 세종과 충남 천안, 충북 청주로 구성된 과학벨트 기능지구는 거점지구에서 나온 연구성과를 연계·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매년 100억원을 투입해 거점지구에서 창출한 기술 등을 산업화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관계자는 “과학기술간 응용과 개발 등 공동연구와 인력교류, 사업화 지원 등에 투자해 과학·산업간 융합을 촉진하고 기능지구별 특화육성을 통해 과학비즈니스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점지구의 연구 성과는 기능지구의 핵심시설로 건립되는 ‘SB(Science-Biz) 플라자’를 통해 기능지구별 특화된 비즈니스 기반 과학·기술사업화로 실현된다.

세종과 청주, 천안 등에 들어설 SB플라자는 기능지구 소재 산·학·연 등 혁신주체 간의 공간적 통합(clustering)을 도모해 과학기술사업화의 생태계 역할과 함께 과학벨트 성과 확산을 위한 핵심 기지로 활용된다.

지난 3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세종시 조치원에 건립되는 세종 SB플라자는 총사업비 260억원이 투입돼 내년 6월까지 연면적 1만 700㎡, 지하 2층·지상 10층의 규모로 건립된다.

또한 지역의 연구·산업 기반을 활용하고, 관련 지원기관과의 집적을 통한 기술의 공급부터 수요까지 하나의 연결체계(One-Channel)로 구축된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과학벨트 사업의 성과가 기능지구에서 확산될 수 있는 과학사업화의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홍순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과학벨트사업지원단 단장은 “올 하반기부터는 그간 추진해 온 다양한 과학벨트 사업의 진행 여부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분수령의 해가 될 것”이라며 “차질없는 과학벨트 사업 및 인프라 구축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주 ‘SB플라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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