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이랜드그룹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케이스위스(K-SWISS)의 재무적투자자(FI) 교체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랜드가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티니위니 매각 클로징이 당초 일정보다 지연되고 있는데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프랙시스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클럽딜(Club Deal)에 참여하려는 FI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티니위니 딜클로징 지연…케이스위스 FI 교체도 난항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스위스 FI 교체작업의 선결 조건인 티니위니 매각이 지연됨에 따라 차기 FI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프랙시스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LP) 모집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티니위니를 운영하는 중국법인인 이랜드차이나의 모회사로 티니위니 매각에 성공하면 1조원에 이르는 현금이 단번에 이랜드월드에게로 유입된다. 프랙시스캐피탈이 LP들의 출자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랜드는 프랙시스캐피탈이 프로젝트펀드를 구성한 후 인수하지 못한 투자금액만큼을 소화해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미누스는 지난 2013년 이랜드월드가 현지 계열사 이랜드풋웨어USA홀딩스(Eland Footwear USA Holdings)를 앞세워 케이스위스 경영권을 인수할 때 FI로 참여해 총 거래금액의 절반가량인 1억달러(RCPS 및 BW)를 투자했었다. 도미누스는 펀드 만기(3년)가 도래됨에 따라 올 상반기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후 이랜드가 새로운 FI를 찾는 과정에서 프랙시스캐피탈이 배타적 협상권을 쥐게 됐다. 당초 배타적 협상권의 만료시한은 지난 9월말이었으나 티니위니 매각작업이 지연됨에 따라 전체적인 딜 스케줄이 밀리게 됐다. 티니위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패션업체인 브이그라스(V-GRASS)가 본실사 기간을 1개월 추가 연장 요청함에 따라 최종 주식매매계약체결(SPA)은 12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에 등돌리는 LP…“자체자금으로 되사야 할수도”문제는 딜의 종결 가능성과 이랜드의 신뢰 등에 의문을 품는 LP들이 진영을 이탈하면서 FI 교체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배타적협상권을 획득했을 당시만해도 한 대형투자기관을 앵커투자자로 삼아 단독 투자를 하려 했다. 하지만 이랜드가 티니위니 매각이 성사되자마자 킴스클럽 매각을 철회키로 하면서 이 투자기관은 투자 의향을 접었다. 이에 프랙시스캐피탈은 2~3개 PEF 운용사가 참여하는 클럽딜로 선회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클럽딜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췄던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는 발을 뺀 상태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투자 의향을 밝혔지만 2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NH-QCP 글로벌 파트너십펀드(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의 공동투자책임자(Co-GP)인 NH PE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NH PE는 이미 티니위니 매각에 따른 영업망 위축, 뉴발란스 중심의 영업강화로 인한 케이스위스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이번 투자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투자의견을 거절한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는 최근 SPA 체결 직전 킴스클럽 매각을 철회한데다 번복되는 이랜드리테일 IPO 등으로 IB업계에서 신뢰를 잃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며 “티니위니 매각대금이 유입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케이스위스 FI 교체작업을 위한 클럽딜에 얼마나 많은 LP가 참여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랜드 자체 자금으로 도미누스 투자금 전액을 되사주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