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재판부(판사 정우석)는 오는 6일 오전 10시 중앙지법 동관 557호 법정에서 한국전력(015760)공사를 상대로 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 집단소송에 대한 선고를 한다. 2014년 8월 4일 법무법인 인강이 시민 21명을 대리해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지 26개월 만이다.
소비자 “공정성 잃은 요금 약관” Vs 한전 “OECD 58%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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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규제법(6조)에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등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라고 규정돼 있다. 원고 측은 피해 분석 결과 실질누진율이 41.6배로 소비자 피해가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전은 현행 전기공급 약관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적법한 인가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또 전기 사용자의 약 70% 가량(2013년 기준)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3단계 이하의 누진율을 적용받고 있어 과도한 불이익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가운데 누진제 선고는 잇따라 연기돼 왔다. 올해만 해도 지난 1월로 예정됐던 선고 기일이 2월로 연기됐다. 이후 인사 이동으로 담당 판사가 바뀌었다. 애초 1인당 8만1191원에서 133만1671만원까지 부당이익 반환을 청구했던 원고 측은 지난 8월 신속한 판결을 위해 부담이익 반환청구액을 10원으로 통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고일이 9월에서 10월 6일로 다시 연기됐다.
2만명 소송 참여..주택용 8월 전기료 1조966억원
원고 측은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는 “변경 사유에 대해선 통지를 받지 못했지만 선한 판결을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부당하게 징수한 전기요금을 국민에게 반납하고 앞으로는 위법한 누진제로 국민의 재산권을 침탈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을 포함해 서울중앙지법(4건), 서울남부지법(1건), 광주·대전·대구·부산·인천지법(각 1건) 등 한전을 상대로 총 10건의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인강 측은 지난달 19일 대구지방법원에 9차 소송인단(1105세대) 소장을, 지난달 30일 인천지방법원에 10차 소송인단(1049세대) 소장을 제출했다. 소송 신청자는 2일 현재까지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 TF “재판 결과, 누진제 개편에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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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당정 TF에서 분석 중이며 구체적 내용을 얘기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며 “전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안, 8월 나온 국민의 당의 안까지 수렴해서 장점 중심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더민주는 현행 누진 6단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누진율을 2.6배로 낮추는 대안, 국민의당은 4단계로 완화하고 전력 다소비 기업의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도 지난달 26~27일 국감에서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누진제 개편 수준, 산업용 인상 여부, 전력산업기반기금(가구당 3.7%) 부담률 인하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야당과 이견을 보여 개편안이 나오면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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