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과 인접한 공공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준서울권’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교통 개선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데다 분양가까지 비교적 저렴해서다. 계룡건설이 최근 고양시 향동지구에서 분양한 ‘고양 향동 리슈빌’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자료=계룡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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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장맛비가 쏟아지던 지난 1일 계룡건설이 고양시 향동지구 B1블록에서 분양한 ‘고양 향동 리슈빌’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모델하우스 입구는 입장 대기 줄이 50m 이상 이어졌고 10여 곳의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이 손님 잡기에 열을 올렸다. 주말 동안 내린 빗줄기에도 개관 첫날 6000명이 방문한 데 이어 나흘 동안 2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청약 성적도 좋았다. 이 단지는 770가구 모집(특별공급 199가구 제외) 모집에 총 6238명이 몰려 평균 8.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A형은 최고 25.8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고양 향동지구는 마포구 상암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고양시뿐 아니라 마포·은평·서대문구 등 서울 서북권 거주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과 인접한 공공택지지구와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준(準)서울권’ 아파트가 주택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신규 도로와 지하철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데다 인근 서울에 비해 분양가까지 저렴해서다. 경기도에 둥지를 트는 탈서울 행렬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이들 지역이 주택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생활권에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서울 인근에 조성되는 택지지구와 신도시에는 상업·교육시설 뿐만 아니라 도로·지하철 등 교통망 등의 생활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공공택지지구이다보니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가격 부담도 적은 편이다. 특히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된지 올해로 2년 째가 되면서 남은 택지지구 물량도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서울과 인접한 택지지구와 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과 도로 하나를 두고 맞닿은 하남 미사지구가 대표적이다. 오는 2018년 지하철 5호선 연장구간 미사역이 개통을 앞둔데다 서울 강일동과 하남 미사지구를 연결하는 서울지하철9호선 연장사업도 추진 중이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내년 3월 입주하는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전용 91㎡짜리 아파트 분양권 시세는 5억 2000만~5억 8000만원으로 분양가보다 8000만원 가량 올랐다. 하남시 풍산동 P공인 관계자는 “1000가구 넘는 대단지인데도 매물이 귀해 웃돈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 서울과 인접한 공공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준서울권’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교통 개선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데다 분양가까지 비교적 저렴해서다. 호반건설이 최근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한 ‘미사 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모델하우스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자료=호반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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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따라 집값 차이 커…학군·대중교통 등 잘 살펴야지난해 분양한 7개 단지(6320가구)가 모두 1순위 마감하면서 미분양이 한 가구도 없는 남양주 다산신도시(진건·지금지구) 주택시장도 열기가 뜨겁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다산신도시 B9블록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진건’ 아파트는 지난달 1일 1순위 청약에서 8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 4248명이 신청해 평균 16.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1월 분양한 ‘다산진건 한양수자인’ 아파트(15.77대 1)를 뛰어넘는 다산신도시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인근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계약이 끝나자마자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며 “전용 66㎡ 로얄층의 경우 5000만원 웃돈이 붙었지만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준서울권 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청약이나 투자에 앞서 따져봐야 할 점도 적지 않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서울로 이동하는 대중교통 접근성에 따라 청약이나 웃돈 규모가 큰 차이를 보여서다. 입주 초기 교통과 편의시설 등이 갖춰지기 전까지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점도 감수해야 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같은 지역이라도 입지 여건에 따라 향후 집값 차이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학군이나 교통, 상업시설 이용이 수월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이나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