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6조원 번 버핏, 투자성과 '수준 이하' 자평

전년비 14% 증가..S&P500 수익률보다 못해
지난해 M&A 부진 실망..올해 대형거래 탐색 지속 중
  • 등록 2013-03-03 오후 12:03:30

    수정 2013-03-03 오후 12:03:30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지난해 240억달러(약 26조원)를 벌어들였지만 ‘수준 이하(subpar)’의 성과라고 자평했다. 또 지난해 풍부한 현금에도 불구, 대형 인수합병(M&A)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고, 올초 대형 식품업체 하인즈에 이어 대형 M&A를 여전히 물색 중임을 시사했다.

버핏은 지난 1일 공개한 연례 주주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익이 241억달러로 지난해 전년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같은 기간 16% 상승한 것을 비교하면 시장수익률 대비 부진한 결과다.

버핏 회장은 “1965년 버크셔를 처음 경영하기 시작했을 때 241억달러의 수익이 ‘수준이하’게 될 것으로 생각지 못했지만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버크셔 수익률이 시장 수익을 밑돈 경우는 지난 48년간 9번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4년동안에는 3번에 달할 정도로 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이는 평소 버핏이 앞으로 시장수익률을 따라가기가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던 경고와 맞아 떨어진다.

버핏은 시장 상황이 부진할 때는 투자성과가 시장보다 좋았지만 반대로 시장이 강할 때는 오히려 시장수익률을 밑돌거나 비슷할 때가 많았다.

버핏은 또 지난해 대형 M&A를 제대로 성사시키지 못한 점도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여러 마리의 ‘코끼리’를 쫓았지만 빈 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2년전 버핏은 코끼리 사냥총이 재장전됐다며 버크셔가 보유한 수십억달의 자금으로 큰 거래를 할 것임을 시사했고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지난해만큼은 잠잠했다. 다만 올해 들어 하인즈를 사들이고 뒤이어 신문사를 인수하는 등 연초부터 M&A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버핏은 “찰리 멍거 부회장과 함께 여전히 큰 거래 사냥을 지속하고 있다”며 “사파리 복장을 하고 코끼리 탐색을 재개했다”고 밝혀 추가 M&A 가능성을 내비쳤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138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5% 급증했다. 보험부문의 성과가 좋아진데다 파생상품 수익이 128억달러에 달한 것이 주효했다.

워렌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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