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미국 GDP 충격

  • 등록 2013-01-31 오전 8:37:14

    수정 2013-01-31 오전 8:37:1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31일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 후반에서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간밤 발표된 미국 경제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깨고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년반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시장 예상치였던 1.1% 성장은 물론이고 앞선 3분기의 3.1% 성장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최근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경기개선 기대감을 키웠지만 4분기 GDP는 미국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해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존 부양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며 시장에 위안거리를 줬다. 연준은 실업률이나 물가 안정목표치를 벗어나지 않는 한 3차 양적완화(QE3) 종료 이후에도 상당기간 부양 기조를 지속하겠다며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그렇지만 GDP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뉴욕시장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4.00포인트, 0.32% 하락한 1만3910.42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0.8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5.5원)보다 3.25원 상승한 셈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87.8원과 1091.7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환시장 추가규제도 시장심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날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한 세미나에 참석해 “해외 투기 자본의 단기 유출입 규제를 위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수정한 다양한 외환거래 과세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형 토빈세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NDF(역외 선물환 시장) 거래의 큰 폭 증가처럼 투기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살펴보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NDF 시장이 1차 타깃이 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최근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유럽중앙은행이 양적 완화에 나선 뒤 신용위험이 줄었고, 그리스 다음 타자로 지목되던 스페인도 국채발행에 성공하면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불안하던 유럽이 안정되면서 자금이 이쪽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유로화를 팔고 아시아통화를 사던 유로캐리가 청산 과정을 밟으면 환율도 상승압력이 예상된다.

월말 네고(달러 매도)도 관심 깊게 지켜봐야 한다. 설날과 월말을 맞아 1090원대로 근접할수록 고점 네고가 대량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환율 상승기대감이 커진데다, 1090원대에서 네고 물량이 어느정도 나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강도가 약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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