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주총 관전포인트는..스캔들·후계구도 관심집중

30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소콜 스캔들 의혹 해소·투자전략·후계구도 등 관심
  • 등록 2011-04-27 오전 10:15:00

    수정 2011-05-03 오전 9:49:18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이번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선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최근 추락한 명성을 되살릴 수 있을까.

오는 3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버크셔 연례 주총을 앞두고 전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일제 네브래스카주 동부 오마하로 쏠리고 있다. 올해도 4만명에 이르는 투자자들이 버크셔의 투자전략을 알아보는 한편, 워렌 버핏 회장의 투자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이곳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버크셔 주총 분위기는 여느 때와는 조금 다를 듯 하다. 버크셔의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한 것도 그렇지만, 버핏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데이비드 소콜 전(前) 미드 아메리카 회장의 사임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들이 드러나면서 절대적인 존재였던 버핏 회장에 대한 신뢰도는 예전같지 않다.

◇ 버크셔, 소콜 관련 추가 해명여부 관심 이번 주총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버크셔가 화학업체 루브리졸을 인수하기에 앞서 소콜 전 회장이 루브리졸 주식을 매입한 사실과 관련해 추가적인 해명이 있을 지 여부다. 지난달 말 버크셔는 소콜 전 회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면서 당시 지분 매입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 2009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당시 모습(출처 : WGN라디오)
그러나 이후 드러난 사실들은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기에 충분치 않았다. 버핏 회장은 소콜 전 회장이 지분 매입 사실을 `흘리듯` 말했다면서도 그의 지분 매입이 불법이라고 느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주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버핏 회장이 당초 루브리졸 인수에 관심이 없었다가 갑자기 생각이 바뀐 근본적인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다.

지난 19일 버크셔 주주인 메이슨 커비는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회가 버크셔의 명성과 선의에 입힌 손실을 보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콜 스캔들이 버핏 회장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버핏 회장의 전기를 저술한 로저 로웬스타인은 버핏 회장의 투자 전략 덕분에 46년 전 18달러였던 버크셔 주가는 오늘날 12만2000달러에 이르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사태는 버핏 회장도 사람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버크셔, 올해 실적 기대에 못미쳐  버핏 회장의 기업 운영능력과 투자 판단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생겨나긴 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그의 명성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러나 최근 실적은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버크셔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를 웃돌았지만 올해는 4% 밑돈다. 앞서 버핏 회장은 올해 수익률이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주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번 주총의 질의·응답(Q&A) 시간에 질문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주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친애하는 버핏(Dear Mr. Buffett)`이란 책을 펴낸 재닛 타바콜리는 주주들의 불만족은 이미 버핏 회장이 웰스파고에 투자했던 지난 2009년 총회에서부터 나타났다고 봤다. 그는 당시 투자자들이 웰스파고 투자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고 말했다.

◇ 버핏 후계구도는 여전한 관심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 버핏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 구도는 이번 주총에서도 여전한 관심사다. 버핏 회장은 올해로 80세의 고령이지만 은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버크셔 이사회 역시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였던 소콜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시장에서는 그렉 아벨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과 아지트 제인 버크셔 재보험부문 대표, 토니 나이슬리 가이코 CEO 겸 회장, 매튜 로즈 벌링턴 노던 산타페 CEO겸 회장 등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 (왼쪽부터)그렉 아벨 미드아메리칸 CEO·아지트 제인 재보험부문 대표·토니 나이슬리 가이코CEO·매튜 로즈 노던산타페CEO
  이와 관련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종국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버핏 회장의 업무를 CEO와 회장, 투자 매니저 등 세 가지로 나누어 각기 다른 인물들에게 맡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직책을 누가 맡게 될 지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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