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0선에서 저점을 찍은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새 100포인트 넘게 올랐다. 주초 50포인트 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하는 등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양대 모기지 업체의 유동성 위기에서 시작된 신용경색 우려가 한 고비를 넘긴데다, 국제유가까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가 안정감을 갖게 된 것이 반등장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오늘(24일)도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밤사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98달러 떨어진 배럴당 124.44달러에 마감해 7주만에 125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뉴욕증시 마감 이후 미 의회에서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안을 포함하는 주택시장 지원법(housing bill)을 가결, 상원으로 넘겼다. 미 정부의 문제해결 노력에 의회가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랠리는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코스피는 1530에서 순식간에 1900선 턱밑까지 전진했지만, 재차 촉발된 신용위기와 유가급등에 시장은 이내 공포감에 휩싸였고, 지수는 연일 곤두박질 쳤다.
이번 반등의 단초도 대형 투자은행의 예상외로 견조한 실적에서 시작됐다.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 등은 다소 부진했지만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JP모간 등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가뜩이나 국내증시는 외국인의 두드러진 팔자공세로 인해 과매도권으로 추락했었다. 시장에는 저평가 아닌 종목이 없었다. 이 때문에 반등탄력 역시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안도랠리를 마냥 즐기기엔 시장 분위기가 마뜩치만은 않다. 신용경색 리스크는 아직도 진행중이고, 경기침체 조짐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신용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 주택경기의 바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음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의 랠리를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랠리, 즉 베어마켓 랠리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유가의 급락이 성장둔화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시그널과 미국 주택시장의 안정, 그리고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 개선조짐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