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일선 검사들에게 강금실 전 장관은 빵을 달라는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근거없는 전설이 생겨날 만큼 현실감각은 없었던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처럼 보였다.” “한명숙 전 총리,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코드 인사에 의해 간택된 최초의 여성들이 갖는 리더십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 ▲ 정미경 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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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여성 검사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여성 인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사법시험 38회인 정미경(42·사진) 수원지검 검사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여성가족부 파견 검사로 재직 중인 그는 여성계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여성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을 ‘여자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을 꿈꿔라’(랜덤하우스)란 책에 담아 20일 출간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강 전 장관 부분이다. 군산지청에서 근무할 때 격려차 방문한 강 전 장관을 만난 그는 “모델처럼 화려한 의상은 개성이라고 쳐도 ‘검사 아무개’라고 짧게 소개하는 신고 관행이 딱딱하니 ‘아무개 검사예요’로 바꾸라고 말한 뒤 표표히 자리를 뜬 순간 (신임 장관과 진지하게 개혁을 논하고 싶었던) 젊은 검사들의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회고한다.
일명 ‘법무부 장관의 연애편지’(장관임명 4개월 후인 2003년 6월 전국 일선 검사들에게 보낸 이메일) 사건에 대해서도 정 검사는 당시 느꼈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냥 내키는 대로 편지를 썼다고 내키는 대로 말하는 (사춘기 소녀 같은) 그녀, 수면 부족과 다이어트 때문에 장관직을 오래 못할 것 같다는 말을 태연하게 하는 그녀….” 정 검사는 “개인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으셨다면 장관직을 거절하셨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 도중 낙마했으나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소장이 될 뻔했던 전효숙 후보자에 대해서도 신랄하다.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한·미 FTA, 북핵과 관련해 총리의 전문 지식과 식견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얼굴마담으로 발탁됐다는 말들이 ‘최초 여성’들이 감수해야 할 사회적 편견이었다면 이 또한 실력으로 극복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효숙 후보자의 자질과 관련한 시비가 발생했을 때 그가 보여준 소극적 태도 또한 “능력보다는 코드, 여성이라는 이미지에 기대 남성들에게 간택 받으려 했던 ‘최초 여성’들의 전략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