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나라에 있는 직업을 모두 392개로 분류하고 있다. 취업자가 가장 많은 직업은 ‘상점판매 및 관리인’(132만명), 가장 적은 직업은 ‘원양어부’(444명)이다. 정씨가 속해 있는 직종은 ‘청원경찰’. 1만2000명이 일하고 있으며 월 평균 임금은 156만원 선이다. 정씨는 임금에 불만을 나타냈지만 서비스업에서 수입이 160만원을 넘으면 괜찮은 직업이다.
청소원(52만명)은 월 수입이 72만원, 경비·건물관리인(27만명)은 98만원, 간호조무사(10만명)는 108만원, 주방보조원(23만명)은 84만원, 텔레마케터(4만명)는 124만원 선이다. 또 주방장·조리사(105만명)는 129만원, 미용사(25만명)는 136만원, 학원강사(55만명)는 147만원 전후를 번다. 젊은이들의 결혼 연령이 요즘 늦어지는 것도, 이들이 저임 직종에 많이 취업해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경제력이 취약해진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경제불황의 영향으로 대리운전자(8만명 추정) 노래방도우미(6만명 추정) 야식배달원(1만명 추정)처럼 밤에만 일하는 서비스 직업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새 서비스 직종은 통계를 잡는 기관이 없어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예를 들어 고임 직종으로 꼽히는 금융·보험서비스업에선 지난 5 년간 일자리가 고작 3만4000개 늘어났다.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은 “금융업의 전산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앞으로 은행과 증권회사 간에 M&A(인수합병)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기업들은 경비절감을 위해 판매·애프터서비스·건물관리 같은 단순 업무를 대거 아웃소싱으로 넘기고 있다. 그 덕분에 경비·비서·경리·판매 인력을 파견해주는 인력파견업체들이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업체의 경우 직원수가 6000~7000명을 넘고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에 육박한다. 직원 수만 따지면 웬만한 대기업보다 더 큰 셈이나, 직원들의 월 임금은 100만~160만원 선으로 제조업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티아이엠(인력파견업체) 김상진 사장은 “소기업까지 합치면 전국에서 5000여 개의 인력파견업체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려면 인력파견업의 경영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